(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고작 닭 2마리로 끓인 삼계탕을 20여명 원생에게 먹이는 등 급식재료를 아껴 급식비를 빼돌린 유치원 원장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일하지도 않은 교사 인건비와 급식비를 허위 청구하고 학부모로부터 특강비를 받아 빼돌리는 수법으로 모두 1억원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4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과 유아교육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치원 원장 김모(51·여)씨를 구속하고 사무국장 박모(58)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의 한 유치원을 운영하는 김씨 등은 2015년 4월부터 9월까지 점심 급식 때 남긴 식자재를 저녁 급식에 재활용해놓고서 식자재 업체로부터 허위 매출전표를 받아 제출하는 수법으로 300만원의 교육청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저녁 급식에 사용할 식자재를 남기려고 점심 급식 때 60여명의 원생에게 잼 한 병, 원생과 교사 20명이 먹는 삼계탕에 달랑 닭 2마리만 주는 등 급식량을 제한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 등은 2015년 2월부터 1년간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방과 후·야간돌봄 교사 11명의 인건비 3천600만원을 교육청에 허위로 청구해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15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학부모로부터 원생 1명당 5만∼7만원의 특강비를 받는 등 모두 6천여만원을 가로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 등은 교육청에서 인가받지 않은 과목을 별도의 특강 교사가 아닌 주간 근무 교사에게 대행하게 한 채 특강비를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2015년께 유치원 설립자에게 11억원 상당의 유치원을 사면서 설립자 변경 인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