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하루에 10시간 이상 앉아있는 여성은 8년은 더 빨리 늙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신진대사 저하 외에 세포 노화도 우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64~95세 여성 1천500명을 대상으로 세포 나이를 조사한 결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세포 나이가 많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있으면서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시간이 40분도 안 되는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과의 세포 나이 차가 8년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의학전문지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처럼 생물학적으로 세포가 노화된 여성들에게선 '텔로미어'가 짧다는 특징이 확인됐다.
세포 속 염색체 양쪽 끝단에 달린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진행될수록 점점 짧아져 '노화'의 진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텔로미어의 작용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운동화의 신발 끈을 조여주거나 풀어주는 장치처럼 세포 나이도 줄이거나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흡연, 비만 등의 나쁜 생활습관은 텔로미어 길이 단축을 촉진하는 데 오래 앉아있는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 자체도 좋지 않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하루 수 시간씩 앉아있으면 신진대사가 저하돼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이때문에 비만, 암, 2형 당뇨 등이 유발된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알라딘 샤디압 박사는 "앉아있는 생활습관은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앉아서 지내보라고 연구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세포 노화를 막을 방법도 있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들지 않았고 연구팀은 밝혔다.
샤디압 박사는 "나이가 들수록 신체 운동이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