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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비키 Sep 23. 2020

1980년대 왜 한국은 홍콩 느와르에 열광 했을까?

-자유를 열망하던 억눌렸던 감정을 쌍권총과 바바리코드로 대변했던 시대

1980년대 홍콩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패션의 발전과 각종 산업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자본들이 홍콩으로 몰려들게 되었고, 그로인해 홍콩은 또 다른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다. 1986년 개봉된 영화 '영웅본색(英雄本色)'은 홍콩의 영화 산업을 전세계에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사실 영웅본색은 리메이크 작이다. 1967년 흑백영화로 만들어진 영웅본색을 오우삼 감독이 각색해 1986년 주윤발,장국영,적룡을 앞세워 리메이크를 하게 된 작품이다. 한국에서 처음 개봉이되었을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면서 재개봉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 홍콩 느와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알렸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홍콩 영화에 열광을 했을까?

영웅본색1 포스터

'자유를 열망하던 1980년대의 암울한 한국 근현대사


1980년대 한국은 군사정권을 앞세운 새로운 공포 정치가 시작되고 있었다. 1987년까지 이어진 군사독재정치로 인해 많은 청년들은 자유를 억압당해야 했고, 학생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자유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출했다.


1987년 드디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1988년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한국의 청년들은 드디어 자유라는 단어를 알게되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자유는 매우 낯선 존재였다. 자유가 주어졌지만 어떻게 활용을 해야할지 몰라고 어떻게 이용을 해야할지를 몰랐다. 너무나도 오랜세월 억압된 자유를 누렸던 그들에게 쌍권총과 바바리 코트 그리고 남자들의 우정을 외치던 영웅본색은 오마주와 같은 인상을 주기 시작했다.


"형은 새로 다시 살 용기가 있는데..왜 넌 형을 용서할 용기조차 없느냐? (영웅본색 대사 중)"


1980년대 학생운동을 하던 청년들에게 군사정권은 배신을 강요했다. 함께 자유를 외치던 동지의 이름을 팔아야 했던 그들에게 이 대사는 어떻게보면 새로운 용서와 화해라는 뜻에서 다가왔을거다.


'억눌렸던 자유에 대한 표현을 가져다준 홍콩 영화


1980년대 홍콩 영화의 주인공들

군사정권은 물러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서울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몰려왔고, 많은 청년들은 외국인들을 보면서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망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당시 1980년대 후반 한국은 아직 정식적으로 일본의 문화가 수입되지 않았다. 또한 국산품 애용이라는 측면에서 서양 문화를 받아들인다는게 어려웠던 시절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홍콩의 발전된 패션과 영화 산업 그리고 문화는 청년들의 열망을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중국은 당시 한국과 정식 수교를 통해 다양한 루트로 중국 및 홍콩의 문화들이 한국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한국 CF모델로 출연한 주윤발과 왕조현

1990년대가 되면서 홍콩의 문화는 더욱더 본격적으로 한국으로 진출을했다. 홍콩의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한국에는 많은 홍콩 배우들의 팬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영웅본색으로 시작된 홍콩 느와르는 첩혈쌍웅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주윤발에서 유덕화로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 콘덴츠를 형성하게 되었다. 여기에 장국영 및 곽부성,장학우등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홍콩 4대 천왕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결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 초중반까지 이어진 홍콩 느와르의 성공과 홍콩 배우들의 성공은 결국은 암울했던 한국의 근현대사적인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국령이었던 당시 홍콩은 산업발전을 기반으로 유럽의 문화와 아시아의 문화가 융합된 아시아의 떠오르는 샛별과도 같은 존재였다. 서양 문화와 일본 문화가 배제되었던 당시만 해도 홍콩 문화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뿐이 없었다.


억눌렸던 자유를 대변하던 홍콩 느와르의 작품들은 결국 그들의 패션과 배우들에게 열광하게 되었고, 또 다른 의미로 한국의 새로운 대중문화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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