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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으니 Sep 15. 2016

연휴는 내게 일하는 날

서른, 전 재산 털어 차린 카페 이야기



길고 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무려 쉬는날이 닷새나 된다. 직장인일때는 이런 꿀 연휴라면 1월에 새 달력을 본 순간부터 기다렸을 거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되고나니 긴 연휴는 정말 준비해야할 일이 많았다.



또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11시에퇴근하고 마트를 들러서 아르바이트생 선물도 미리미리 사서 전해주었다.

그간 잘해주신 주변 상가와 단골손님들께도 약과선물을 나눠드렸다.




연휴 준비


우선 택배사는 일하지 않는다.

재료를 납품받는 공급업체들도 쉰다.

주변 상가들도 모두 문을 닫는다.


나는 미리 우유며 과일 원두 갖가지 재료를 차곡차곡 주문하여 쟁여놓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긴 연휴동안 무언가 떨어져서 발을 동동 구르지 않으려면 준비는 필수다.



남들 쉴 때 나는 일한다.


카페를 차리고 처음 맞는 추석연휴라 문을 닫아야할지 열어야할지 고민했는데 그냥 열기로.


어차피 딱히 가야할 곳도 나를 기다리는 이도 없기 때문에 가게에 있어보기로 했다.



연휴라고 모두 친척집으로 어디로 이동하는건 아닐거다. 나처럼 잠시 쉴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문을 열고 손님이 오길 기다린다.


주변 상가들은 모두 문을 닫아서 밤이되니 깜깜하고 조금 무서웠다. 큰길에 대형 프렌차이즈는 불빛을 훤히 내며 길을 밝혔지만 내가 있는 이면도로의 골목길은 오직 우리집과 횟집 한곳만 문을 열었다. 그마저도 당일이 되니 나혼자만 가게 문을 열어놓았다.

외롭기도 해라.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직업이 좋은거라던데...

나는 남들이 일할 때도 일하고 쉴 때도 일한다.


다행히 나는 미혼에 자식도 없고 가야할 시댁도 없는 자유로운 몸인지라 이런 연휴도 썩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집에 있어봐야.. 잔소리3종세트만 듣고 스트레스만 받을 것이니..ㅋㅋㅋ


나와같은 처지의 젊은 이들은 아마도 식사만 후다닥하고 집을 빠져나올 지도 모를일이다.


송편 대신 케이크로...위로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송편을 못먹은 것!!!! 송편이 먹고싶다.

달달한 깨가 가득 든 송편이.






#추석정상영업 #카페애환 #동네카페 #작은카페

#송편먹고싶다

#카페일상 #카페로망 #데일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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