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고백의 언어들

by 천진의 하루

기독교적 사고관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잘 읽히지 않았다.

나는 중학교 부터 고등학교 6년간 기독교 학교를 다녔다.

주에 한 번은 성경에 대한 수업을 받았고 주말이면 교회에 가서 주보를 가지고 월요일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교회에 가기 싫어서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들러 주보만 챙기곤 했었다.

모든 교인이 교리를 잘못 이해하고 살지는 않지만 가끔 만났던 사람들은 자신을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말하면서도 자신만의 생각으로 교리를 해석하고 유리하게한 적용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성경의 좋은 말씀을 곡해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구심의 권유로 읽기 시작했다.

잘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 굵게 가슴을 울리는 말들을 곱씹으며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책을 완독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다.

이 문장을 만나며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방황이 이해되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없이 살아 왔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열심히 노력하며 잘 살고 있어'라고 등을 토닥여주는 말이었다.

당신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것저것 많은 것들이 깃들며 방황하게 하는 거라는 말 같다.

과학은 '어떻게'를 묻지만 신학은 '왜'를 묻습니다.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 수 있습니다.


철학도 '왜'를 묻고 인간은 그 '왜'라는 물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왜'를 버리면 '어떻게'라는 물음이 따라오지 않는다.

살다 보면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는 생각에 막막하고 암담할 때가 있습니다.

사부작 사부작 , 꼼지락 꼼지락, 이렇게 조금씩 걷는게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요?

성큼성큼 걸어도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여겨 줄달음질하는 이들도 있지만,

조급해 한다고 해서 인생이 수월해지는 것을 아닙니다.

조금씩이라도 꿈틀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은근함이 필요합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것 같아 포기하고 싶어 진다.

멈추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걸음을 걸으라고 하는 듯 하다.

느리게 가는 것이 멈추는 것보다 낫다.

살다 보면 부득이하게 한계상황 속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습니다. <중략)

그런 한계상황에 직면할 때 어떤 사람은 그냥 무너지고 맙니다.

그에 비해 실존적 도약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약은 그 한계 상황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도약을 하는 순간 지평이 넓어집니다. p78

신앙 생활이란 자기동일성 속으로 누군가를 끌어들여서 없애 버리는 게 아니라,
낯선 세계에 직면하여 끊임없이 결단하며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p133
이제부터는 네 발에 의지하여 서려 하지 말고 나를 의지하여 똑바로 서라.
다른 이가 되려고 하지 말고 너답게 살아라. p142


우리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할 수 있으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안내하고 싶어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아이가 겪어야 할 어려움을 모두 차단하거나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어떤 상황과 맞서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p240

모든 부모의 마음이 다 이럴것이다.

내가 겪어 온 길을 되돌아 생각하고 자신이 보고 들었던 것들을 기준으로 자식들의 선택에 실수를 겪지 않게 해주고 싶다.

그러나 간과하는 것이 있다.

자신들이 살아온 세상과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다.

부모는 세상은 돌고도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러니 자신이 살았던 세상의 좋은 결과가 아이들의 선택에 반영하면 잘 될꺼라 믿는다.

그런 부모의 생각이 아이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흘러가는 세상을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경험하고 그 안에서 얻는 것을 가져야 홀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내게 유익한 것을 택하지 말고, 상대의 유익을 위해 선택해 보십시오. p258


배움을 위해서는 날마다 쉬지 않고 더해가야 하고, 마음공부를 위해서는 자꾸 덜어내고 또 덜어내 가벼워져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입니다. p294


믿음은 바라는 것들을 실현하는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가시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상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이들이 무간지옥을 만듭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꿈을 조금씩 살아내는 것입니다. p341
강자들이 다른 이들을 해치면서까지 자기 배를 채우는 삶의 방식을 바꿀 때,
약자들의 형편과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을 배려할 때 평화의 세상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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