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황혼에 접어들었다.
11.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열한 번째 철학자는 니체다.
저자는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장을 읽으며 니체의 책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읽었던 시기가 생각이 났다.
무려 세 번의 완독을 했지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깨닫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답답하고 화가 났었다.
저자는 니체의 영원회귀를 말하며 당신이 지금 하는 것이 매번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지금 나의 일상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 행복하고 좋은 것인지 생각하면 당황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계획도 없고 의지도 없는 일상이 반복된다면 정말 무의미한 삶이 되지 않을까?
뭐 대단한 것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이 반복되는 것이 만족스러운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같았다.
'마치 그런 것처럼' 접근법이다.
마치 눈에 보이는 표면 아래에 실재의 다른 차원, 예지체가 있는 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라.
마치 인생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처럼 삶을 살아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너의 세상을 환히 밝혀주는가?
좋다. 그렇다면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세상을 다른 식으로 (그것이 허리를 굽혀서 다리 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던 소로처럼 '부정한'한 방식일지라도)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p378
영원회귀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전부냐 전무냐. 둘 중 하나다. 인생이 하나의 패키지다.
당신의 삶은 정확히 똑같이 반복된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도, 뒤로도, 영원토록. 다른 것은 하나도 없다." 편집은 불가능하다.
모든 결함과 지루한 대화가 그대로 들어 있는 이 삶을 다시 살아야만 한다. p381
12.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열두 번째 철학자는 에픽테토스이다.
저자는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역경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과 해결책은 시간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것을 쏟아붓고 결과를 기다리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 말로 역경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라는 것이다.
시지프스가 거대한 돌을 언덕 위로 밀어 올리며 다시 내려갈 것을 알고 걱정하며 반복한다면 지치고 힘든 일이 될 것이지만 언젠가는 언덕 위에 세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에 반복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은 시지프스의 삶과 같을지 모른다.
무수히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도 일어서기를 반복하려면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키케로는 궁수를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궁수는 자기 능력이 허락하는 한 가장 훌륭하게 활시위를 당기지만 시위를 놓고 나면 화살의 궤적이 더 이상 자기 손에 달려 있지 않음을 알고 숨을 내쉰다. 스토아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두라." 우리는 외부의 목표를 내면의 목표로 바꿈으로써 실망의 공격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놓을 수 있다. p408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혼동한다. 스토아 철학은 헷갈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간단하다.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몸조차도 내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빌릴 뿐, 절대로 소유하지 않는다. 해방감이 느껴진다. 잃어버릴 것이 없다면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할 것도 없다. p425
13.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열세 번째 철학자 보부아르다.
저자는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끝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나이가 드는 것과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늙음이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안티에이징이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후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는 편이다.
어떻게 늙어가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는 말처럼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해 줄 거라 믿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더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
실존주의자들은 이 질문의 답이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한다.
그 답은 신이 나 인간 본성에 있지 않다. 하나의 인간 본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각기 다양한 특성들이 있을 뿐이다.
또는 보부아르가 말했듯이. "본성이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실존주의자들에게 사람은 곧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더 이상의 반박은 없다.
우리는 온전히 실현한 기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추상적인 개념의 사랑이란 없으며.
오로지 사랑하는 행동만이 있을 뿐이다. 천재란 없고, 천재적인 행동만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한 번에 한 붓질씩 자기 자화상을 그린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곧 그 자화상이며 "오로지 그 자화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스스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말 것. 스스로를 그려나가기 시작할 것. p445
스토아학파의 믿음처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
전자는 바꾸고 후자는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의 핵심이라면,
노년은 스토아철학의 지혜를 연습할 수 있는 완벽한 훈련장이다. p456
보부아르의 잘 늙어가는 열 가지 방법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2. 친구를 사귈 것
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4. 호기심을 잃지 말 것
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6. 습관의 시인이 될 것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
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노인은 인생의 꼭대기 가까이에 서 있기에 더 멀리 내려다볼 수 있다.
이들은 과거의 희미한 윤곽과 어렸을 때는 파악하지 못했던 인생의 흐름을 분간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조망한다. 또한 이들은 상서로운 우연을 알아채기 시작한다. p462
"하루의 리듬과 내가 하루를 채우는 방식,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의 하루는 언제나 비슷하다. 하지만 나에게 내 삶은 전혀 침체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p470
세상은 합리적이지 않다. 이치에 맞질 않는다.
우리가 이룬 모든 성취는 시간의 가차 없는 발길질에 허물어지고 만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부조리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p471
건설적인 물러남은 만사 무관심하거나 세상에서 등을 돌리는 게 아니다.
조심스럽게 한 발 물러나는 것이다. p473
우리 삶에는 결코 끝이 없다. 그저 포기할 뿐 끝마치지 못한 일은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세상에 끝마치지 못한 일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사람은 삶을 온전히 살아낸 것이 아니다. -폴 발레리 p474
14. 몽테뉴처럼 죽는 법
마지막 열네 번째 철학자는 몽테뉴이다.
저자는 몽테뉴처럼 죽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아직 죽음에 관해서도 잘 모르겠다.
다만, 인간은 모두 죽음이라는 끝으로 달려가는 중이고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대해 걱정하며 잠에서 깨지 않는다.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서는 왜 걱정하는가? 태어나기 전에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고, 죽으면 다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가 존재할 때 죽음은 현재가 아니며, 죽음이 현재일 때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p483
저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비존재는 내가 죽고 난 뒤의 비존재와 동일하지 않다. 하나는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비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한때는 존재했던 비존재이며, 이것은 크나큰 차이를 낳는다. 공허와 빈자리는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죽음은 우리가 타고난 조건이다. 우리의 일부다.
죽음에서 도망치는 건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 쪽으로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죽음은 우리 밖에 있는'무엇'이 아니며 우리는 죽음의 희생자가 아니다.
간디 같은 실험가였던 몽테뉴는 뭐든지 한 번은 시도해봐야 한다고 믿었다.
몽테뉴는 말했다. "문이 닫혔는지 알아보려면 먼저 문을 밀어봐야 한다." 죽음만큼 문이 군 게 닫힌 곳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문을 반드시 밀어보아야 한다.
시도해 보기 전에 죽음을 무시하지 말라고, 몽테뉴는 말한다. p493
시인 호라티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새로 시작되는 매일매일이 너의 마지막 날이라고 확신하라. 그 뜻밖의 시간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니." p500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마지막을 끝마쳤다.
저자는 일상의 하루를 인생의 연대와 묶어서 철학자를 나누어 놓았다.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일생을 살 수 있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
14명의 철학자 중 모르는 사람과 사상도 있었지만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듯이 아는 만큼 행동하고 배우려 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고 나에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철학은 아직 남은 시간 동안 조금씩이라도 아려고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