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린 한강 작가독서를 시작하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그 작품 속에 과감한 표현과 도덕적 관념을 넘어서는 스토리에 조금은 거부감이 들었다.
책이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갑자기 채식주의를 선언한 주인공에게 고기를 먹이려는 아버지의 강제와 폭력, 형부와의 관계 등 책의 내용이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책이 발간되고 서점에 진열되고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을 때도 읽으려 하지 않았다.
2024년 한강은 아시아 최초의 여성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학창 시절부터 노벨문학상을 자국의 언어로 심사한다면 한국의 작가들이 휩쓸어 버릴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나도 했다.
우리 말의 표현을 영어로 옮기려면 맛깔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없기에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한강 작가가 수상을 한 것이었다.
그것도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치고 했단다.
문득 그녀의 책이 궁금해졌다.
서점의 책은 동이 났고 중고책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인터넷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는 그녀의 작품이 모두 포진했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나도 편승하는 것 같아 책 구입을 미루기로 했다.
세계적인 관심이 나의 관심의 영역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김경윤 작가님의 브런치에서 이 책의 독서평 제목을 보았다.
부랴부랴 휴대폰을 열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책을 장바구니에 넣고 다른 책을 넣다 뺐다를 반복하다 이 책 한 권을 읽기로 결정하고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책이 도착하고 며칠 동안은 사무실 책상 서랍 속에 담겨 있었다.
읽고 있던 책을 마무리하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은 한강 작가가 자신의 작품 중에 가려 뽑아서 따로 묶어 만든 책이라고 한다.
장편소설 한 편, 단편소설 두 편, 시 다섯 편, 산문 일곱 편이 실려 있다.
시험을 치르려 들어 간 시험장에서 감독관의 '시작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가지런히 덮여 있던 시험지를 보기 위해 펼쳤을 때, 첫 문제부터 모르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의 당황스러움 같았다.
'희랍어 시간' 책의 장편소설의 제목이다.
뭐지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이지?
주인공이 누구지?
전개가 왜 이렇게 혼란스럽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았다.
잘 읽히지 않고 진도가 나가지도 않았다.
나하고 맞지 않는 책인가 보다 하는 마음에 책장을 덮었다.
며칠을 다시 펼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의 소설이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남들이 환호하는 것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책이라는 것에 나도 흥분한 것 같았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책을 펼쳐 찬찬히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략 내용이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말하기를 잃어버린 그녀와 가족의 기대에서 도망친 남자 그들의 관심이 흐르는 '희랍어 시간'.
아직도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우선 텍스트를 밀고 나가듯 책을 읽어 냈다.
마지막 산문에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어떻게 집필했는지를 느끼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