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루와 함께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들이 상반기 시즌을 마치고 휴가 중이라 집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소파와 거실이 내 공간이 되었다. 그 탓인지 새벽 기상과 공부 같은 루틴이 흐트러지고, 마음도 조금은 느슨해진다.
새벽 기상 알람이 울려도 몸을 일으키기보다 알람을 끄고 다시 잠을 청하는 날이 잦다. 최근 며칠은 대부분 ‘기상’보다는 ‘수면’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 시작 알람에는 깨어나 몸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하지만 이런 작은 나태함이 반복되면 생체 리듬은 금세 무너지기 마련이다.
오늘도 마음먹고 일어나 시험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시 소파에 몸을 눕혀버렸다. 예전에 읽었던 1초 습관이라는 책이 문득 떠올랐다. 다른 습관 책들과 비슷한 내용이라 완독 하진 않았지만, 제목처럼 ‘생각났을 때 1초 안에 행동하라’는 메시지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스스로 정한 행동을 망설임 없이 바로 실천하는 능력, 그것이 핵심이었다.
많은 새벽 기상 관련 책과 영상에서는 “기상 후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만들어라”라고 말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면 좋겠지만, 내게 그런 절박함은 없다. 대부분의 일은 “오늘 중에만 하면 된다”는 여유로움 속에 있으니, 알람 소리에도 무감각해지고 다시 잠에 들기 일쑤다.
해야 할 일을 정해도 ‘오후에 하지 뭐’라는 유혹 앞에 무너지는 요즘이다. 그래도 다행히 운동을 하기로 결심한 뒤로는 일상의 기록과 함께 그 알람만은 지켜내고 있다. 지금은 마루와의 산책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지만, 비 오는 아침에는 어김없이 실내 운동을 하러 나서야 할 것이다.
매일의 올바른 습관이 쌓여 좋은 삶을 만든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정신을 다잡고 자연과 함께 걷는 이 시간을 조금씩 내 삶에 스며들게 하려 한다. 앞으로도 수많은 유혹이 나를 흔들겠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켜내야 한다. 나의 변화가 우리 가족에게 평안을 줄 수 있다면, 가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새벽 공기는 여전히 시원하다. 더위가 본격화되기 전, 마루는 내 옆에서 바삐 냄새를 맡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느라 분주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마루와의 산책은 시간의 여유로 가득하다. 서두를 필요 없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진다.
아파트 화단 밖 산책로에는 길을 잃고 땅 위에서 버둥대는 지렁이들이 보였다. 지나며 살아 움직이는 녀석들을 손가락으로 집어 풀 속으로 옮겨주었다. 그 작은 행동이 그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길, 조용히 기도해 본다. 어쩌면 그것이 오늘 내가 세상에 건넨 작은 보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