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차] 꾸준함의 열매를 찾아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by 천진의 하루

새벽 기상 알람에 겨우 몸을 일으켜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아직 아이들 방에는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방으로 가보니 두 녀석 모두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잠들지 않고 있었다. 내가 바른생활을 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 씁쓸했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 그랬던 자식이었다. 부모님은 무척 부지런하신 분들이었다. 장사를 하셨기에 새벽에 일어나 가게 문을 열고, 등교 시간에 맞춰 나를 깨우며 아침을 챙겨 주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게을렀다. 부지런함은 부모님의 몫이고 그 결실이 내게 돌아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도 아이들의 나이 때는 부지런해야 할 이유를 잘 몰랐기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지금 와서야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나 역시 그분들의 뒤를 이어 내 아이들에게 똑같은 정성을 쏟고 있다. 지금이라도 부지런해진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일어나라”라고 한 마디 던지고 세수를 한 후 책을 읽고 공부도 하기로 다짐했다. 매일 읽기로 한 책을 펼치고 필사를 하며 시간이 흘렀다. 운동 알람이 울리자 마루가 어찌 알았는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자 기지개를 길게 켜는 녀석에게 하네스를 입히고 산책을 나섰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하다 보면 한결같이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네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는 할머니는 하루에 한 시간씩 네 번 산책을 나간다고 하셨다. 아직 어린 강아지가 산책을 졸라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오는 아주머니도 만난다. 마루와 비슷한 성향의 순하고 사회성 좋은 강아지들과 서로 냄새를 맡으며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자주 본다.


화단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이어폰을 끼고 운동하는 아저씨, 며칠 전까지 빠르게 걷기를 하던 아가씨는 보이지 않는다. 옛날 짐자전거와 비슷한 자전거를 타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할아버지, 빠르게 걷는 아주머니,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부부들도 만난다.


이른 새벽부터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걸 느낀다. 오늘로 목표했던 30일이 되었다. 처음에는 헬스장에서 빠르게 걷기를 시작했지만, 마루의 우울증 극복을 위해 산책으로 바꾸었다.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꾸준히 움직이며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 기특하고 대견하다.


내일 밤사이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다. 비가 오면 마루와 아침 산책은 어려울 것이다. 목표를 수정하지 않으면 달콤한 유혹에 무너질 것 같다. 산책이 어렵다면 헬스장으로 가야 한다. 운동을 시작한 동기는 변함없고, 산책은 변수에 따른 대안이었을 뿐이다. 산책이 힘들면 새로운 대안을 세우고 실행하면 된다.


앞으로 열흘 단위로 목표를 재설정하고 꾸준히 행동하여 기계적인 습관으로 만들어 보자. 중용에서 증자가 “지극한 성실함은 신과 같이 작용한다”라고 적었듯, 꾸준히 해내는 것이 결국 신의 경지에 이르는 길일 것이다. 무엇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꾸준함이 가져다주는 자연스러운 열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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