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유튜브를 보느라 늦잠을 잤다. 알람이 울리는 것도 무시한 채 잠에 취해 있었는데, 아내가 깨워서야 일어났다. 오늘은 부모님 밭에 가서 들깨를 베고 묶는 일을 도와드리기로 한 날이었기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외출을 하려면 나는 준비가 오래 걸린다. 특히 밭에 가면 화장실 가기가 쉽지 않아 미리 해결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겨우 몸을 비우고 아들과 함께 밭으로 향했다. 아들도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나를 따라나섰다.
밭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이미 많은 일을 해두신 상태였다. 새벽 네 시 반부터 나와 절반 가까이를 베어 놓으셨고, 어머니는 그 줄기를 앉아 하나씩 잎을 떼어내며 묶고 계셨다. 오늘 우리의 몫은 어머니 일을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부모님은 나만 오는 줄 알았는데, 손자까지 함께 오니 기분이 좋다며 연신 웃으셨다.
도착한 시간이 여덟 시라 아직 해가 높지 않아 덥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햇볕이 뜨거워졌다. 자리를 잡고 앉아 어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줄기를 손에 들고 늘어진 잎사귀를 하나씩 떼어냈다. 마르면 깨를 털어낼 때 정리하면 될 일을 왜 굳이 지금 하느냐고 여쭈니, 어머니는 그게 훨씬 깨끗한 깨를 얻는 방법이라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은 늘 번거로워도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기꺼이 수고를 택하셨다. 농약 대신 손으로 벌레를 잡고, 쓰러진 작물도 일일이 세워가며 한 톨이라도 더 건지셨다.
이제 연세가 많아지셔서 힘에 부치실 텐데도 여전히 그런 방식을 고집하신다. 조금 적게, 덜 힘들게 하시라 말씀드려도 알겠다 하실 뿐 늘 그대로 하신다. 도와드리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지만, 아직도 몸을 움직이시며 건강히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아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연신 하품을 했지만, 군소리 없이 잘 따라다녔다. 아버지는 손자가 온 김에 무거운 비료포대를 옮겨 달라 하셨다. 이제는 건장한 청년이 된 아들이 웃으며 포대를 들고 원하는 곳에 옮겨드리니,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어 한결 편해졌다. 아픈 어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되어 더욱 고마웠다.
나는 어머니 곁에 앉아 깻잎을 떼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었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가운데, 밭에서의 추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들깨 줄기 사이에 숨어 있던 벌레와 새 둥지를 발견하기도 했다. 벌레는 검색해 보니 ‘박각시나방 애벌레’였고, 새집에서는 알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이미 밟혀 깨져 있었다. 어미 새의 허무함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지만, 다시 세워둔다 해도 지켜내긴 어렵다는 걸 알았다.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것이다.
밭일은 예상보다 길어져 정오 가까이 돼서야 마쳤다. 부모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평소 하지 않던 일을 하고 나니 몸이 바로 반응했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려 했지만 피곤이 몰려와 몸이 늘어졌다. 오늘은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