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일차] 내 삶은 나만의 모험이다.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by 천진의 하루

전날도 늦게 잠자리에 들어 쉽게 잠들지 못했다. 주말이라는 시간은 나를 흐트러 뜨린다. 조금은 쉬어도 될 것 같고, 나태해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유혹에 슬그머니 스며든다. 늦게 잠든 탓에 기상 알람을 이기내기 어려웠고, 더 자도 된다는 유혹에 너무 쉽게 빠져들었다.


어제는 오후 늦게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스스로 휴식을 줬다는 핑계로 나태함을 합리화해야 했다. 아침도 일어날까 말까 망설였지만, 결국 일어나기로 결정했다. 휴대폰을 보니 오전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창밖을 찍어 블로그에 인증 글을 올리고 책을 꺼냈다. 오늘의 긍정 문구는 ‘모험’이었다. 짧게 생각을 적고 옷을 챙겨 입었다.


“마루야, 산책 가자.”
나지막이 던진 말에, 숨어 있던 마루가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 나왔다. 앞발을 길게 뻗으며 기지개를 켜고, 내가 든 하네스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준비 과정을 잘 아는 듯, 한 발씩 들어 올리며 스스로 하네스를 입었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아파트를 나섰지만 기온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찬바람은 가을이 가까워졌음을 알린다. 마루의 산책 코스는 늘 비슷하다. 아파트 화단 길을 한 바퀴 돈 뒤, 언제나 같은 지점에서 멈춰 서서 나와 다른 길을 고집한다. 그 신호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는 뜻이다. 신기하게도 늘 같은 자리에서 고집을 부리고, 그 길을 따라가면 정확히 30분의 산책이 끝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나를 다시 세우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난 뒤 책상에 앉아 미뤄둔 필사를 하고, 읽던 책을 이어갔다. 시원한 아침 날씨 덕분에 집중이 잘 되었고, 시험 준비용 책도 모처럼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유튜브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목표했던 분량만큼은 공부할 수 있었다. 주말을 온전히 공부에 쓰지는 못했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 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안달한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이 아니란 걸. 중요한 건 얼마나 차근차근 준비했는가, 주어진 것을 성실히 수행했는가이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고, 준비한 만큼 나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휴일은 이렇게 흘렀다. 오후에는 아들의 경기를 두 시간가량 지켜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선발로 뛰었지만 오늘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경기는 팽팽했고, 출전 기회가 없어 보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어렵게 운동을 이어가고 있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내 마음도 무거워진다. 다행히 팀이 선제골을 넣은 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투입되었다. 아들은 그라운드를 열심히 누비며 좋은 장면을 만들었고, 팀은 상대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며 승리했다. 선수들은 쓰러져 누웠고, 아들은 그들을 일으켜 세우며 손을 잡았다.


아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의 길도, 나의 하루도 모두 모험의 연속이라는 것을. 우리는 불확실한 삶을 스스로 헤쳐 나가며 하루를 쌓아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의지를 발휘해 길을 뚫고 나가는 것. 매 순간의 선택은 새로운 모험을 향한 발걸음이다. 부딪혀 보자. 내 삶은 나만의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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