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알람에 반응하지만, 일어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오늘도 운동 알람을 듣고는 몸이 거부했지만 억지로 떨쳐내며 일어났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새벽 여섯 시가 가까워서야 정신을 차렸다. 책상 스탠드를 켜고 독서대에 올려둔 365 마음산책과 긍정의 한 줄 365를 차례로 펼쳐 오늘의 글을 읽었다.
이 두 권의 책은 매일 아침 습관처럼 꺼내 읽는다. 종일 기억이 남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금세 잊힌다. 그러나 기억하기 위해 읽는 것은 아니다. 하루의 시작을 책과 함께 한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 이 습관을 평생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책상에서 일어나 옷을 입고 거실로 나와 나지막이 마루를 불렀다. 언제나 그렇듯 마루는 작은 소리에도 반응해 쪼르르 달려 나와 나를 빤히 바라본다. 오늘은 안방 침대 위 어둠 속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산책 가자.” 현관으로 나서자 마루는 길게 기지개를 켜고 따라 나왔다. 하네스를 입히고 함께 길을 나섰다.
창밖으로 보았을 땐 괜찮아 보였지만, 밤사이 비가 왔는지 화단의 풀들은 이슬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마루는 풀을 헤치며 냄새 맡고 흔적 남기기를 좋아하지만, 그대로 두면 털이 흠뻑 젖을 터였다. 나는 리드줄을 짧게 잡아 마루의 움직임을 제어했다. 그러나 마루는 가고 싶은 방향에 가까워지자 뒷다리를 구부리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 행동은 고집을 드러내며 자신의 뜻을 따라 달라는 신호다. 하지만 오늘은 허락할 수 없었다. 단호히 줄을 당겨 산책을 조금 일찍 마쳤다. 덕분에 시간이 남아 필사와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요즘 읽는 책은 개미의 생태를 다루고 있는데, 오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미가 집단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 스스로 무리를 떠나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대목에서 코로나19 초기의 기억이 떠올랐다. 확진자의 이동 제한과 자가 격리를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여행을 떠난 이들 때문에 지역이 봉쇄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개미보다 못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인간은 이기적이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불편이나 위험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은 사회를 각박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삶은 훨씬 행복해질 것이다. 누군가 바뀌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변하는 것이 먼저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처럼, 모든 변화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