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알람이 울리자 몸을 일으켜 끄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 운동 알람이 울리자 간신히 몸을 일으켜 책상에 앉았다. 창밖 풍경을 찍어 블로그에 기상 인증 글을 올렸지만, 피로가 몰려와 눈을 감고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간신히 책을 펼쳤으나 정신은 흐릿했고, 몰려드는 잠을 떨치기 어려웠다.
마루와 산책을 나가야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아니, 정신이 움직임을 가로막는 듯했다. 결국 망설이다 다시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졌다. 오후 12시가 되어서야 일어났고, 아내는 왜 그렇게 오래 자냐고 물었다. 나는 그저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하다고 대답했다.
새벽 기상과 운동, 산책을 시작한 지 40일이 넘었다. 아마도 누적된 피로가 폭발한 모양이다. 충분히 자고 쉬었으니,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매섭게 내리던 비는 며칠 전 그쳤고, 태양은 뜨겁게 내려쬔다. 오후의 열기는 집 안에서조차 무엇인가를 하기 어렵게 만든다.
점심을 마치고 책을 들고 지하 독서실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지만, 곧 한두 사람씩 자리를 채워갔다. 그러나 공부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집중해야 할 시간에 잡생각이 떠올랐고, 괜히 몸을 움직이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정신을 제대로 붙잡은 건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래도 종일 시험 준비에 매달렸다. 시간을 쪼개어 머릿속에 맴도는 것들을 붙잡아 두려 했다. 중요한 건 ‘나를 믿는 것’이다. 승진고시를 준비하며 배운 가장 큰 교훈이기도 하다. 그때처럼 가열차게 공부했던 적은 드물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고등학교 시절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회상할 정도였다.
시험은 이제 두 달 남았다.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준비하는 동안만큼은 나를 믿고 차근차근 쌓아가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