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마루와 함께 집을 나섰다. 창밖을 보니 비는 이미 그쳤고 도로는 말라 있었지만 풀밭에는 이슬이 반짝였다. 마루는 이슬을 밟으며 여기저기 파헤치기 바빴고, 나는 그 움직임을 붙잡을 수 없었다.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결국 그냥 두었다.
오늘은 휴일이고, 집에 가서 샤워하며 마루를 깨끗이 씻겨 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왕 나온 김에 그가 좋아하는 걸 못 하게 하면 오히려 미안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루는 어느새 흠뻑 젖어 있었다. 날씨는 서서히 가을로 기울고, 내 시간은 어쩐지 더 빨리 흐른다.
이 글도 매일 쓰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의식 같은 것이다. 지금은 깊게 생각해 쓸 만한 환경이 아니어서, 오늘은 짧게 적고 잠자리에 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