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차] 돈키호테가 될 필요도 있다.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by 천진의 하루

휴일의 새벽 알람에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주일 동안의 수고와 노력에 보상을 해주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망설이게 된다. 수많은 핑계가 넘나들면서 일어나려는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매일 이 상념에 흔들리면서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이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도 깨지 않는 의식을 붙잡으며 소파에 앉았다 몸을 일으켰다. 산책을 나가기로 마음 먹은 것만이라도 잘 지켜내려는 의지가 작동했다. 옷을 챙겨 입고 물 한 잔을 마시고 돌아서니 마루가 거실에 나와 있었다. 이제는 내가 움직이면 함께 산책을 나간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다소곳이 앉아 자신도 데리고 나가 달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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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내린 후부터 밤더위에 온몸이 눅눅해서 에어컨을 틀고 자야 할 정도였는데 새벽 공기도 끈적함이 느껴질 정도로 눅눅했다. 그나마 볕이 드는 곳에는 풀들에 이슬이 말라 있어 마루가 헤치고 가기에 적당했다. 휴일이기에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수 있었다. 화단에 마지막으로 피어 있던 꽃들도 이제는 자신들의 시간이 끝나가는 것을 아는지 고개를 깊게 숙이고 있었다.


이 뜨거운 날들이 지나고 나면 살갗을 에이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시간의 진리라지만 화단의 꽃 누구도 그것을 원망하지 않는 듯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펼치고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느끼는 것 같다. 인간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자신의 욕심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고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며 남의 것을 빼앗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더 그렇다.

시간에 관한 강의에서 '인간은 언제나 과거의 것을 보고 듣는 삶을 사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현재란 굉장히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사는 말하며 우리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시간의 흐름에서 보면 과거의 것을 상대방이 듣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매 순간 미래를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하루는 책을 읽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돈키호테라는 책을 잡고 읽기 시작하면서 너무 긴 소설이라 포기할까 많이 망설였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로 대략적인 내용을 알아서인지 선뜻 읽게 되지 않았던 책이기도 하고 주인공 돈키호테는 정상적인 사람도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진도도 잘 나가지 않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였다.


'무식한 것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일단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어내려고 한다. 언제나 중도에 포기했던 것이 많았던 사람이어서 책을 읽으며 되도록 끝까지 읽고자 다짐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900페이지 분량의 두 권인데 이제 첫 번째 책을 오늘 마무리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생각하면서 읽는 게 좋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아직도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데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수많은 독서법이 존재하고 저자들은 그 독서법들을 나열하며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아야 한다고들 조언한다. 하지만 어떤 방법이 내게 맞는지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여러 방법을 선택해 한 번에 시도하며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한 번에 하나씩 얼마나 시간을 부여해야 나만의 독서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또 다른 방법을 접근하며 책을 읽는다. 이번에는 내게 맞는 독서법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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