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를 오늘의 내가 깨우는 순간

개리 비숍 '시작의 기술'

by 천진의 하루

일상을 시작하며 여러 난관에 부딪히고는 한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뜻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굳게 마음을 먹고 무언가를 시작했지만 며칠, 몇 시간도 못가 중단해 버리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누군가는 잘 해내는 일인데 해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이라며 탓하고 투덜거리곤 한다.


뭐든 시작하려면 잘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에 휩싸여 쉽사리 시작도 못하고는 했다.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문제의 상상을 통해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는 확신이 들어서야 간신히 한 발을 내딛는 일도 많았다. 그러니 쉽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도 없었다.


매사 망설이는 자신이 너무도 싫었다. 불필요한 상상을 끌어들이고, 핑계를 만들어내고 안될 것이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왜 그들처럼 성장하거나 부자가 되지 못하는가에 대한 원인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나의 한계라고 규정하고는 했다.


지금까지의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망설이고 불안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 끝까지 해내는 꾸준함이 부족한 사람, 이것이 나를 보여주는 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데로 자신을 맡기고 살았고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횡재에 기대고 살았다. 오십이 넘도록 현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했던 것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책을 읽기 시작하며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졌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다. 많은 자기 계발서의 저자들이 말하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글을 읽으며 시도를 했었다.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는 일, 산책을 하는 일, 팔굽혀 펴기를 매일 하는 일, 108배를 백일 동안 하는 일 등, 나를 바꾸기 위한 시도를 했다.


지금은 제대로 습관화되어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새벽에 일어나는 일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조금이나마 습관으로 자리해가는 중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성장을 하거나 부를 얻지는 못했고 꾸준히 매일 해나가는 것도 아닌 편이다. 들쑥날쑥한 행보에 몸은 습관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습관을 만들지 못할 때 읽었던 습관과 관련된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 그중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이다. 저자는 나처럼 망설이고 불안해하며 새로운 것의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곱 가지 단언을 제시했다.


나는 의지가 있어.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저자는 일곱 가지 단언을 통해 망설이지 말고 일단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단언들은 자신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어진 것에서 가용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해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망설이는 이유의 대부분은 불안에서 비롯되지만 그 불안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즐겨야 해냈을 때 기쁨도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세상을 내가 ‘원하는 듯 보이는’ 것과 ‘원하지 않는 듯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할 ‘의지가 있는 것’과 ‘의지가 없는 것’의 렌즈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게 훨씬 더 분명해진다


첫 번째 단언인 '나는 의지가 있어'라는 단락에서 저자는 당신이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와 비슷한 얘기로 아들러는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다.'라고 했던 글이 기억이 났다. 두 글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다. 지금까지의 나는 많은 핑계를 양산하며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았다. 그것은 하려는 의지보다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더 강했던 것이다.


그러니 시작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두려움과 불안은 해야 한다는 의지보다 강하게 표현되며 내 의지를 꺾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의지를 꺾은 것은 나 자신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두려움과 불안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 같다. 목표지점에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일이라면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고 어떻게든 끝까지 시도하고 도전해야 했을 것이다.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아직 당신이 찾아내지 못했다는 뜻일 뿐이다.

의지 부족으로 헤매는 동안 닥치는 문제들은 해결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편하고 안전했으며 덜 부끄럽고 실패를 정당화할 수 있었다. 그러니 벽을 마주할 때마다 포기할 핑곗거리를 찾았고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했다.


저자는 풀 수 없는 문제는 없으며 아직 답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 말한다. 이 글을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것 같았다. 과거 나의 많은 고민은 지금 어떤 것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며 당시에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문제들이 어느 순간 해소되어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의 답도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이라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낙심하고 주저앉아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손 놓고 가만히 있는다고 해결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뭐라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결되어 있는 일도 있고는 한다. 내 일상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실패하는 다짐과 좋은 습관들을 보면서 자신의 역량 부족을 탓하기만 하면 해결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속 시도해 볼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걱정하는 일에서 그만 스스로를 놓아줘라.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는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불확실한 일들,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이 겹쳐지면서 굳건한 의지는 다시 무너지고는 했다. 한동안 팔굽혀 펴기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던 적이 있다. 유튜브에 매일 백 개의 팔굽혀 펴기를 하면 건강하고 멋진 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시도했던 일이었다.


처음에는 열 개도 힘들었던 팔굽혀 펴기를 매일 조금씩 늘려 가며 꾸준히 하다 보니 한 번에 백 개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크게 다른 일정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집에 돌아오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잠이 들고는 했었다. 그러다 회사에서 직원들과 1박 2일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여행 첫날 저녁에 직원들과 식사와 음주를 하고 난 이후가 문제가 되었다. 매일 꾸준히 했던 일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이 들었다. 집에서도 혼자 몰래 하던 일인데 한 방에서 같이 자게 된 직원들 앞에서 운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막막하고 고민이 되었던 것이었다. 하루 정도 안 한다고 대단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도 당시 꾸준히 무언가를 해내지 못하는 나로서는 하루를 건너띄는 핑계를 만들어 주면 포기하게 될 것 같은 불안이 있었다.


망설였고 고민했지만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의 생각뿐이었다. 고민이 많아지니 식사나 술이 제대로 즐길 수도 없었다. 그러다 결정한 것이 그때 상황에 맞게 행동하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즐기러 온 여행인데 혼자만의 고민으로 두 가지를 모두 잃으면 더 좋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에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밤의 운동은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질 줄 알았던 직원들의 음주 가무는 밤 11시 전에 마무리가 되었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서로들 잠자리에 들기에 급급하고 고요해졌다. 나 혼자 만의 시간과 공간이 부여된 것이다. 결국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잠이 들 수 있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정신건강에도 좋지 못하다. 그런 상황은 그대로 두면 시간이 해결책을 찾아주는 것 같았다.


생각에 기초해서 행동하지 말고,
눈앞에 있는 것을 기초로 행동하라.
행동을 바꿔서 인생을 바꿔라.
방법은 그것뿐이다.

그렇게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많이 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습관 만들기에 관한 여러 책을 읽으며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긍정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나아가 성공하게 된다는 것이 자기 계발서가 제시하는 법칙 같은 것이었다. 이후 부정적이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생각이 태도를 만들고, 태도가 행동을 만든다.'라고 했다. 의미를 알 것 같았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도 많이 생겼고 불확실한 미래에 휘둘리며 가득 차 오르는 의심에 번번이 무너져 내리곤 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데 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려울까 하는 고민에 휩싸였다.


고민에 휩싸이면 종국에는 원인을 자신에게 찾게 되고 나는 부족한 사람이 야로 귀결되고는 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각은 제자리를 맴돌았고 출구를 찾지 못한 생각은 내 안에 침잠하며 나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더 이상 나아지지도 습관을 만들지도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며 패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생각에 고민하던 내게 저자는 생각하기 전에 먼저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긍정적인 생각이라도 계속되면 행동으로 가는데 제약을 만들 수도 있으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바로 몸을 움직여 행동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 모으라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고 이해했던 긍정적인 생각이 태도를 만들고 좋은 행동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순서가 아니라 동시이행의 관계였던 것이다. 모든 일을 순차적으로 생각해왔던 사람이어서 생각에서 태도로, 태도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연관 고리의 순서에 매몰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게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이란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 수없이 도전했던 것들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포기한 것이 아니라 시도했던 것이었을 뿐이다. 내게 맞는 좋은 습관들과 생각이 깊이 새겨지는 것을 위해 쉬지 않고 여러 가지의 방법을 시도했고 아직 적합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저자는 의지를 갖고 기대하지 않으며 세상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믿으며 먼저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나를 믿고 꾸준히 좋은 행동이나 습관을 시도한다면 불확실성 하에서도 얻게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부정적이고 부족하다 생각한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다. 나는 계속해 왔으니 앞으로도 계속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틀린 것은 없으며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이 존재할 뿐이니 계속해 행동하고 시도하며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말해 온 것 같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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