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돈키호테

by 천진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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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읽기로 마음먹고 첫 번째로 선택한 것이 이 책 돈키호테입니다. 어린 시절 엉뚱함의 대명사, 막무가내의 사람으로 알고 있던 주인공입니다. 나는 만화영화로도 다 보지 않았던 것이 돈키호테였다.

밀리의 서재에서 선택을 하고 900페이지가 넘는 책 두 권이라는 것에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잘 읽어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얻거나 찾을 수 있을까, 읽으며 스토리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우선 시작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조금씩 읽어 나갔다.

돈키호테는 기사소설을 많이 읽으며 책 내용에 동화된 주인공이 스스로를 기사로 생각하며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 겪는 여러 일들에 관한 내용이다. 읽다 보니 돈키호테를 썼을 당시 작가의 상황이 어땠기에 이런 소설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자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ChatGPT에 질문을 던지면 되니까 말이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쓸 때 어떤 상황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몇 초도 되지 않아 아래와 같은 답변을 주었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1605년 1부, 1615년 2부)를 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의 인생사와 시대적 맥락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 개인적 상황

경제적 곤궁: 세르반테스는 평생 돈 문제로 고생했어요. 세금 징수원 일을 했지만 회계 문제와 채무로 감옥에 여러 번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돈키호테』 1부의 일부는 감옥에서 썼다는 기록도 전해져요.

불우한 이력: 청년 시절 레판토 해전(1571)에 참전해 큰 공을 세웠지만 왼손을 잃어 '레판토의 외팔이'라 불렸습니다. 이후 알제리 해적에게 포로로 잡혀 5년간 노예 생활을 했고, 스페인 귀환 후에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문학적 좌절과 재기: 시와 희곡을 쓰며 명성을 얻으려 했지만 당대에는 로페 데 베가 같은 거장이 활약 중이었고, 세르반테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돈키호테』가 사실상 그의 마지막 승부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시대적 배경

스페인 황금시대의 말기: 16~17세기 초는 스페인의 패권이 약해지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국력은 쇠퇴하고 빈부 격차가 심해지며 사회는 혼란스러웠습니다.

기사도 문학의 몰락: 중세 기사도 이야기는 이미 진부한 장르가 되었는데, 세르반테스는 이를 풍자하며 동시에 새로운 "현실주의 소설"의 길을 열었습니다.

문학적 실험 정신: 바로크 문학과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과도기 속에서, 인간의 환상과 현실의 충돌을 재치 있게 다룬 것이 『돈키호테』였어요.

3. 세르반테스의 내적 상태

좌절과 가난 속에서도 풍자적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습니다. 돈키호테는 망상과 이상을 좇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사실 그 안에는 세르반테스 자신의 이상과 좌절이 투영돼 있죠.

『돈키호테』는 단순한 희극이 아니라, 삶의 허무와 인간 존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입니다.

세르반테스 본인은 비극적 삶을 살았지만, 작품을 통해 시대와 인간을 꿰뚫는 아이러니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쓸 때는 가난과 좌절 속에서도 문학적 실험과 풍자를 통해 자기 삶과 시대를 비추던 상태였다고 할 수 있어요. 이 작품은 그의 인생 경험 전체가 응축된 결과물입니다."라고 말이다.

책 두 권을 끝까지 읽는데 두 달여가 걸린 것 같다. 책을 읽으며 흥미로운 점들도 많았지만 얼마 전 보았던 드라마의 줄거리가 자꾸 떠올랐다. 아내가 보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의 장면이 계속 아른 거리고 생각이 났다.

드라마에서는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캐릭터의 상황을 현실에 반영해 사는 환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 속의 기사 돈키호테와 같은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에서는 간호사와 의사의 노력으로 정신을 회복하지만 사회에 나와 다시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어쩌면 작가가 돈키호테를 모델로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많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그중 공작부부의 행동과 관련하여 장시간 기록된 돈키호테의 모험을 읽으며 화가 나기도 했다. 자신들의 재미를 위해 돈키호테에게 장난의 상황을 만들고 부추기며 즐거워한다. 나의 가치관과는 너무도 맞지 않는 사람들이어서인지 읽으며 화가 났다.

돈키호테를 치료하기 위해 기사로 변장한 삼손 카라스코와의 승부에 패하고 기사직을 그만두라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돈키호테는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알론소 키하노(돈키호테)는 우울증에 빠져 삶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목표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해진 사람의 비애가 느껴졌다.

삶은 목표를 향한 여정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나도 삶의 목표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삶의 목표를 잃고 열정이 무뎌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알기에 키하노의 무력감이 와닿았다.

신은 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 쪽 문을 열어 준다고 한다. 책 속의 시대의 돈키호테는 좌절했고 일어서지 못했지만 지금 시대는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다른 문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돈키호테 키하노의 도전의 정신을 장착하고 다시 일어서는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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