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아니라 방향으로 사는 법

신경끄기 기술

by 천진의 하루

지금까지 나의 삶은 시간이 흘러가는데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첫 발을 디디며 큰 꿈을 가지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 꿈을 이룰 수 없을 것이란 좌절이 연속인 날들이었다. 현실과 책은 같지 않았고 생각으로 무장한다고 행동이 반응하는 것도 아니었다.


매일의 무의미한 반복은 빠르게 지치게 만들었고 흘러가는데로 사는 것에 천천히 적응되어 갔다. 게으름과 나태는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쉽게 익힐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살아도 나빠지지 않았으니 더 나은 삶을 욕망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주하는 것을 택한지도 몰랐다.


이대로 살아도 되는 것인가의 고민이 여러 번 찾아왔고 삶의 방향을 바꾸려 시도를 했지만 작심했던 다짐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뜨거운 태양 아래 놓아둔 아이스크림처럼 스르르 녹아내렸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는 것만은 어쩌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하늘의 뜻을 알아 차린다.'라는 오십을 넘어 섰고 그간의 삶과 앞으로의 나를 다시 바라보자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야 더 나은 삶을 살려는 몸부림이 있어야 할 것 같아.'라는 대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기분 닿는데로 살아왔는데 어떻게 해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젊은 시절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자기계발서를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읽으며 막연한 미래를 상상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아무리 그런 책을 읽었어도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나는 다시 책을 손에 들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명언이 정말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욕망에 차올랐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길을 찾았다고 하는데 그것이 거짓말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책장 속 먼지가 뽀얗게 내리도록 간직해 둔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많은 책들의 저자는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을 했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 빠르게 무언가가 내 앞에 나타나리라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고 그때마다 포기라는 덜 읽은 열매를 입 안에 넣고 쓰고 텁텁한 맛에 뱉어 버리며 '역시 나는 안돼는 구나'라는 자기 비하로 마무리 했었다.


오십이 넘어 하늘의 뜻을 알게된 것인지, 여유가 생겨난 것인지, 첫 책에서 인생은 그런 것이라는 답을 얻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시절의 조급함이 무뎌졌고 작심삼일의 벽을 무너트리게 되었다. 책 속에서 답을 얻고자 했으니 끝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생긴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책 읽기가 어느덧 칠 년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고 읽은 책도 천 권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성장은 더디고 깨달음은 먼 곳에 있는 듯 하다. 그래도 조급해 하지 않는다. 공자는 '싹은 났으나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꽃은 피웠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모두가 깨달음을 얻고 성장의 열매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점을 알게 된 이후 조급함이 없어졌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고 즐기게 된 것 같다.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마음을 비우니 책 속의 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긍정적이고 올바른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그것에 집중하며 그런 삶을 살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 온 것이다.


젊은 시절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이고 평판과 소문에 전전긍긍하며 잘보이기 위해 행동을 감추고 가면을 써야 했던 삶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껄끄럽고 신경쓰이는 일이 생기면 꼬리를 무는 생각에 온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며 수많은 가짓 수의 시나리오를 기획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신경끄기의 기술을 가르쳐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오히려 왜 성장하지 못하는지를 알려준 책이었다.


소위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다. p10



나는 성장하고 발전하며 부를 얻을 수 있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지만 도대체 문제가 뭔지조차 알수가 없었다. 그 궁금증에 저자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포기해야 할 것이 뭔지를 모르는 것이다.'라는 명쾌한 대답을 해주었다.


가지려고만 했지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등가교환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하나를 얻으려면 그와 동일한 것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지런함을 얻으려면 잠을 내어주어야 하고 날씬함을 얻으려면 먹는 것을 줄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법칙을 어떻게든 무시하려 했던 것이다.

욕심인줄 알면서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헛된 기대를 했으며 오십이 넘어서야 그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편안함에 안주해 성장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살았다고 보는게 더 합당할 것이다. 얻는 것에 비해 버려야 할 것들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것들 뿐이었으니 말이다.


실용적 깨달음이란, 삶이 늘 어느 정도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삶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엄청난 고난들을 순탄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12



저자는 얻기 위해 버려야 하는 고통을 감수하는 길은 그 고통을 견디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배고품의 고통을, 최고의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반복되는 운동이 고통을 버텨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지루함을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고통을 견디는 것이 어쩌면 성공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부자들의 공통적인 습관이라 말하는 것들은 너무도 쉬운 것들이었다. 그것들을 읽으며 에이 거짓말, 정말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가끔은 하는 것들인데 '그럼 그들과 나는 다른 운명을 타고난 것일 뿐이야.'라고 했었다.


그들과 내가 다른 것이 지루함을 견디는 힘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오래 걸린 것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처럼 성공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도 거기에 있었다. 그 아무것도 아닌 습관들을 묵묵히 버텨내고 할 수 있다는 것의 차이가 삶의 방향을 다르게 바꾸어 놓는 것이었고 '견뎌내는 힘'이 삶에 필요하며 그것을 배워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최고와 최상을 부르짖다 보면, 우리는 반대되는 것들만을 떠올리게 된다. 나와 어긋나는 것, 내게 없는 것, 내가 이루지 못한 것, 이런 일들만 머릿속으로 무한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p21


나는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살았던 하루를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야 했고 '할 수 없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도록 자신을 길들여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때마다 찾아오는 좌절에 흔들리며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기도 했다.


저자의 글처럼 그때마다 찾아오는 것들은 생각과 다른 것들이었다. 나의 부족함, 끈기없음, 자존감 하락, 비교 절하 등의 것들이 의지를 무너트렸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명상하며 성공한 사람들을 따라 해보려 했지만 잠을 이기지 못할 때마다 악마는 '너는 부족해 할 수 없어'라고 속삭였다.


그때마다 자존감은 바닥을 뚫고 지하 깊숙히 빠져들었고 자신을 못난 놈으로 규정해 버리는 결과를 얻었다. 꽁꽁 묶어 두었다고 생각한 포기가 담긴 주머니의 줄은 헐거워져 갔다. 이대로라면 기분에 따라 살았던 삶으로 회귀하고 말 것 같았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아닌,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한다. 진자로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한 신경을 따로 남겨 놓는다. p32



저자는 그 속삭임에 '꺼져'라고 말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신경써야 하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과 그 과정을 묵묵히 견뎌야 하는 것이며 성장이나 성공이라는 목표점에 다다를 때까지 가해지는 달콤한 유혹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


피곤함에 일어나지 못하고, 다른 것에 쫓기어 하지 못하게 되는 것들은 언제나 있었던 일이었다. 그저 가는 방향이 맞기만 하다면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여정 중 한 순간일 뿐이고, 삶의 종착지에 가는 동안 우리가 겪어야 할 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작은 것에 흔들려 중요한 것을 버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라는 말에는 여유를 갖고 그 여정을 즐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당신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그 여정의 방향을 정하고 그 안에 찾아오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꺼져'라고 단호하게 선언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선택한 길을 가진 역량만큼 천천히 여유롭게 가야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카드를 받는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좋은 카드를 받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카드에만 신경이 팔려 망했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게임은 우리가 그 카드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포커 게임의 승자가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이 승자가 된다는 법은 없다. p116



외부 환경이 어떠하건 간에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내 책임이다. 우리한테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전부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언제나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 p119


책을 읽기 시작하며 스쳐가는 지식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모든 것이 나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 진 것이며 지금에 다다르게 된 것이라는 점이다. 삶의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고 올바르고 유리한 것이 어떤 것인지 번민했지만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같았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오롯이 당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카드를 가지고 세상에 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상의 결과를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활용해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글처럼 나쁜 패를 들고 세상에 왔다고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패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상을 결과를 얻기 위해 올바른 방향을 잡고 전진해 나가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선택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당시의 선택이 달랐다면 어땠을까를 고민하기 보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고 올바른 방향성을 추구해 간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한 번에 양쪽을 함께 얻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를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삶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 더디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삶의 최종 목적지인 죽음에 다다라 그래도 잘 살았다는 자기 만족은 남을 것 같으니 말이다. 기분에 따른던 삶에 방향성을 더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우리 삶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 잘 하지 않는 질문들이 있다. '당신은 어떤 고통을 원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수 있는가.' p39


어떤 가치와 기준은 다른 것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차근차근 술술 풀리는 좋은 문제를 낳고, 어떤 것은 그 반대로 나쁜 문제를 낳는다. p103


좋은 가치는 현실에 바탕을 두도, 사회에 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5가지 가치

강한 책임감이다.

당신의 믿음을 맹신하지 않는 것이다

실패다.

거절이다.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하는 것이다.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 이 과정이 반복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리와 완성을 향해 나아가지만 실제로 거기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 내가 변화하고 발전하면 답도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다. 난 나이가 들고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틀린 점을 조금씩 덜어내 매일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p140~141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p174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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