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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일드랜드 Dec 27. 2015

#14. 짐을 줄여야 산다.

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애초 생각보다 작은 캠핑 트레일러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짐을 더 줄여야 한다. 아니, 차라리 잘된 일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 짐 없이 한번 살아보고 싶다. 어딜 가던지 끊임없이 물건을 챙기고 물건에 의존해야 하는 일상이 지겹다.



사는데 뭐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한가?


[사진출처 : www.boogaj.com]



기본적인 철학은, 자꾸 새로운 물건에 의지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가급적 있는 것으로 해결을 하고,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것에서 충분한 행복을 찾고, 없는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굳이 밖에서 살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도시의 다양한 물질과 시설 보다는, 자연속에서 살고 자연을 즐기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꾸 속세(?)의 물건들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사진출처 : www.goodeyedesignblog.com]



물건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왜냐면, 물건들로 인해서 존재하는 물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수납장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물건이 없으면 수납장이 필요가 없다. 물건을 늘어날 수록 수납장은 늘어나고 공간이 넓어져야 하기 때문에, 트레일러도 커져야 하고 그에 따른 시설이 추가되어야 한다. 마치 회사에서 직원이 늘어날 수록 직원을 관리하는 직원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사무실 공간이 커져야 하고, 그걸 관리하는 사람이 생겨야 하는 것과 같다.


트레일러가 커지면 먼저, 전자식 브레이크가 설치되어야 한다. 차로 견인을 해서 이동할때, 차에 있는 브레이크 만으로는 적절한 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며, 당연히 이것은 자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과 연결에 되야 한다. 얘기만 들어도 복잡한 일이다. (물론, 현재 내가 선택한 트레일러는 워낙 가볍기 때문에 이런 시설이 전혀 필요가 없다.) 또한, 트레일러가 커지면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에너지 수급을 위한 장치나 설비가 늘어나야 한다. 계속해서 끝없는 악순환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진출처 : www.flipkey.com]



안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거의 없다시피 한 짐으로 이미 줄여놓은 상황이지만, 더 줄여 보았다.


- 먼저, 데스크탑 컴퓨터를 빼고 (노트북으로..) TV 도 뺐다. (아이패드 프로로..)

- 전자렌지도 뺐고, 세탁은 매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외부 시설에 의존한다. (또는 손빨래?)

- 샤워나 머리감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머리를 한번 밀어볼까?



[사진출처 : strobist.blogspot.com]



자, 그럼 짐 리스트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본다.


1. 업무 : 노트북, 아이패드, 핸드폰, 헤드폰

2. 취미 : 골프채, 기타, 카메라

3. 삶 : 옷, 침구, 공구

4. 소모품 : 물, 음식, 주유

5. 에너지 : 전기, 가스

6. 집 : 집, 냉난방, 가습기, 침대, 조명, 테이블, 의자

7. 식사 : 가스렌지, 그릇, 냉장고

8. 위생 :  화장실, 샤워시설, 세탁시설, 쓰레기/하수처리


1, 2, 3 번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준비할 필요가 없고, 4 번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니까 준비할 게 없다. 따라서, 5, 6, 7, 8 번만 해결하면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비싼 부분인 집이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나머지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다만, 미리 고민을 많이해서, 집밖을 떠돌면서 시행착오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제 야외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본다.


[미국 유타주 자이언캐년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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