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람과 일

성과에 대한 오해

일에 대한 오해

by 진원재 Willie Chin

어느 강의에서 인사 전문가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성과는 일을 통해 얻고자 한 결과물이고,

실적은 그 결과물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며,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억될 만한 성취를 업적이라 부른다고.

성과는 과정 이전에 (목표로) 정의되고, 실적은 과정 이후에 확인되며, 업적은 시간이 흐른 뒤에 평가된다는 논리다.


다 말장난이다. 성과, 실적, 업적은 모두 결국 ‘결과’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단순히 일의 끝맺음이 아니라, 열매로서 일의 전 과정이 함축된 열매이자 다음 일로 연결되는 씨앗이다.


‘일’이란 결과와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물리학에서 일(W)은 힘(F)과 이동거리(s)의 곱으로 정의된다. 결과는 이동거리(s)로서 일을 구성하는 두 개 중 절반인 하나의 차원이고, 과정 또한 일의 또 다른 차원이다. 어느 하나가 0이라면 일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성과나 실적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일의 ‘절반’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축이다.

일은 과정 X 결과.jpg

많은 이들이 성과를 특별한 무엇으로 분리하려고 애쓴다. 성공과 실패를 나누고, 결과와 과정을 별개의 것으로 구분 짓는다. 성공은 좋은 것, 실패는 나쁜 것, 과정은 숭고한 것, 결과는 그저 따라오는 것이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본질의 세계에서는 그런 구분이 없다. 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것도 없다. 실제(물리학)는 이 모든 것을 ‘일’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다.


과정이라는 능력과 노력, 결과라는 성공과 실패, 모두가 동일하게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거나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말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결국 ‘일’이 이 모든 것들을 품고 있기 때문에 의미 있어 보인다. 성과와 실적을 굳이 쪼개어 구분하려는 시도도 ‘일’의 총체성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일을 구성하는 요소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으며,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특별히 유별나게 중요한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일이란 세상의 수많은 자연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적이든 성과든 과정이든, 모두 소중히 여기되 그 어느 하나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일의 전체인 과정과 결과 모두에 애정을 갖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적절한 균형을 잘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늙어버린 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