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은 그 시작을 알리는 첫 발을 내딛는 글이군요. 그럼 거두절미하고 첫 번째 타깃이었던 디자이너'Shape'님과 작업물 '미미고'(브랜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shape님 정말 사랑합니다.)
첫 인터뷰라 떨렸지만, 비교적 편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 형식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https://www.willlink.co.kr/profile/Shape/
1. Shape 디자이너 인터뷰
1-1. 안녕하세요 Shape(닉네임)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현대기아 사내벤처기업팀에서 디자인, 기획 담당을 맡으면서 DWYW라는 디자인 에이젼시를 운영하고 있는 'shape'라고 합니다.
1-2. 디자인 메인 분야가 어떻게 되시나요?
메인 분야는 사실 없구요..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걸 좋아해 가장 선호하는 작업은 토탈 브랜딩이에요. 너무 포괄적이지만 말 그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부터 서비스 기획과 디자인을 합니다.
1-3. 그렇군요. 혹시 브랜딩에 흥미를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브랜딩이란 상당히 흥미로운 작업이에요. 성격을 부여하고, 외형을 설정하고 맞는 옷들을 골라줍니다. 마치 신이 되어 사람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죠. 그렇지만 사람과 다른 부분은 지극히 상업적인 인물상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죠. 제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였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명품을 좋아합니다. 명품은 하나 같이 브랜딩이 너무 잘 되어 있거든요. 대학교 2학년 때인가? 친구랑 유럽 여행을 가서 명품 샾에 들렸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옷의 디자인 자체가 엄청 특별한 것도 아니고, 소재 또한 중고가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는데 왜 명품은 이렇게 비싼 걸까?라는 생각이요. 똑같이 생긴 컨버스라도 거기에 구찌 마크가 추가되면 수십 배가 비싸지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포지션의 차이가 가장 크지만, 그 당시에는 그걸 이해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단순히 브랜드 파워에 매료되어 브랜딩 관련 회사에 다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현재에 이르게 된 것 같네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사진(왼쪽)과 매장 정면 사진(오른쪽)
1-4. 그럼 평소에 브랜딩이나 디자인 자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철학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항상 생각하면서 실천하는 건 있어요. 오늘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내일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는 건데요, 디자인은 딱딱한 계산이 아니거든요. 아무리 기획을 상세하게 해도 디자이너마다 그 기획을 토대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전부 달라요. 디자이너의 성향, 컨디션, 선호도 등 너무 많은 것들이 작업에 영향을 끼치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결과물에 대해 의심을 합니다. 이 결과물이 과연 최선일까?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일까?라는 생각을 계속해봐요. 이게 최선입니까?!라고 되물어 보면서요.
1-5.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솔직히 이게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편집, UX/UI, 일러스트, 제품이나 생산, 개발 등 여러 분야를 접해본 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전문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어디가선 융통성이 있다고 표현해요.(웃음)
1-6. 현재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야와 관련 분야 작가,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야는 웹앱 모빌리티 서비스입니다. 제가 지금 하는 일이 그쪽이라서요.
1-7.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분야가 있으신가요?
만약 현재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추후에 인공지능 모빌리티 분야에 도전하고 싶네요.
2. 미미고 브랜딩에 대한 인터뷰
표지 이미지. 정갈하고 깔끔한 슬로건으로 대략적인 브랜드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2-1. 해당 작업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음.. 아마 2016년도 작업했던 것 같아요. 전통다과 및 식재료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트렌드가 모던함과 미니멀로 넘어오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은 트렌드에 뒤떨어져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전통이란 전통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저희가 생각한 현대식 전통은 미술관이나 세련된 카페, 고급 오피스텔에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로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브랜딩을 진행했구요. 전체적으로 미니멀리즘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던 것 같아요.
2-2. 이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인테리어 소품을 위해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가구 및 소품 업체를 일주일 동안 돌아다녔다는..(아련한 표정)
2-3.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인터넷으로도 이쁜 가구를 찾아볼 수 있었을 텐데, 힘들게 직접 찾아가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제품은 실물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품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직접 보고 만져보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제품의 특성을 알기 어렵거든요. 제품의 컬러나 사이즈, 재질과 촉감은 이미지로 본 것과 실제로 접했을 때 느낌은 다르기 때문에 공간의 분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인테리어 소품은 실물로 꼭 확인해보는 타입이었습니다. 물론 저희 인테리어 실장님이 말이죠.(웃음)
고생 많았던 제품 촬영
2-4. 혹시 작업 미미고 브랜딩 할 때 무엇이 제일 힘들었는지, 그리고 제일 힘들었던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음료 제품 패키징이었습니다.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음료를 만들다 보니, 당연하게 단가가 올라가게 되었고 소비자 단가에 맞추기 위해서는 패키징 단계에서 최대한 단가를 낮춰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료 공병이 안 예쁘고.. 라벨지를 싸구려를 사용했더니 온도차에서 생기는 물방울에 라벨이 울고.. 여러 문제들이 생겼었습니다. 이 부분은 초기부터 대량 발주를 넣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극복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하건 리서치 능력이죠. 노하우도 아니고 팁도 아니고 그냥 팩트입니다. 이것 밖에는 답이 없어요. 정말 많은 업체 중에서, 우리 마음에 드는 단가와 퀄리티를 보장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는 리서치 능력이 필요합니다.
2-5. 이 작품이 나오게 되기까지 영감을 받은 곳이 있나요?
일본에 소재해 있는 도자기 공방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차용했습니다.
제품사진과 매장사진
2-6. 결과물의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진 촬영 결과물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브랜드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이 잘 담겼다고 생각해요.
3.Shape 님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이것저것 물어보다 보니 앉아서 이야기한 시간이 1시간이 훌쩍 넘어가서 일정 문제로 급하게 인터뷰를 마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Shape 디자이너님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디자인 생각 리서치' 콘텐츠 시작을 무사히 마친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