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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주현 Jul 12. 2021

알베르 카뮈, 「이방인」 줄거리 요약

부조리한 사회 속 부조리한 존재

「이방인」의 첫 구절은 아주 유명하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 베스트 트랜스 역, 더 클래식, 2012. 08. 1



누군가 하고 싶은 말을 반으로 찢으면 매력적인 첫 구절이 완성된다고 했는데, 카뮈도 그 말에 동의했나 보다. 글은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전개된다. 이유도, 원인도 모르고 언제 죽었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무언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그러나 오히려 주인공인 뫼르소는 차분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엄마의 죽음이 마치 하나의 해프닝으로 느끼는 것 같다. 글의 전반부는 기대와 다르게 밋밋하다.


뫼르소는 엄마의 장례를 위해 휴가를 내고 엄마가 머물던 양로원을 떠난다. 그는 양로원 원장을 만나고 장례식이 시작하기 전에 잠시 엄마의 빈소를 찾아간다. 거기서 만난 관리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커피도 마시며 잠시 고민하지만 이윽고 담배를 피운다. 심지어 졸기까지 한다. 이내 엄마 생전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 와서 애도를 표하지만 뫼르소는 피곤함을 느낄 뿐이었다. 장례가 시작될 때도 뫼르소는 엄마에 대한 생각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행동과 모습, 풍경들을 관찰할 뿐, 집에 도착할 때조차 열두 시간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한다.


다음 날, 뫼르소는 곧장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날은 휴일이었기 때문에 출근하지 않고 수영을 하러 해수욕장에 갔다. 거기서 우연히 예전 직장동료였던 마리를 만난다. 전부터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던 뫼르소는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수영을 마치고 옷을 입자 마리는 뫼르소의 검은 넥타이를 보고 놀란다. 뫼르소는 엄마가 죽었다고 태연하게 답했다. 이내 두 사람은 저녁에 영화를 보고 함께 밤을 보낸다. 다음 날은 일요일이었고 뫼르소는 나른하게 휴일을 즐겼다. 창 밖의 풍경을 보면서 사색에 잠기다가 저녁을 먹고 난 후 지난 며칠을 돌아보았다. 일요일은 다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도 끝났으며 내일은 출근하는 날이다. 그리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뫼르소는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인 레몽과 그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레몽에겐 한 연인이 있었는데 그는 그녀에게 성심을 다해 물질적으로 챙겨주었다. 그러다 레몽이 그녀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를 내쫓았다. 하지만 레몽은 분이 풀리지 않아 더 큰 복수를 계획하고 있고 그 계획의 시작은 그녀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의 집으로 다시 초대하는 것이었다. 레몽은 자신의 뜻을 편지에 제대로 옮기지 못할 것 같다며 뫼르소에게 편지를 대필해줄 것을 부탁한다. 이에 뫼르소는 승낙하고 둘은 친구가 된다.


얼마 뒤 뫼르소는 마리와 데이트를 즐긴다. 그들은 뫼르소의 방에 들어와 사랑을 나누고 밥을 해 먹는다. 뫼르소는 밥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또다시 강한 욕정을 느낀다. 마리가 뫼르소에게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묻지만 그는 “별 의미 없는 말이지만 사랑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한다. 뫼르소는 마리에게 끌리지만 그것이 결코 사랑은 아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다른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레몽이 복수를 실행하고 있던 것이다. 레몽은 경찰에 잡혀가 조사를 받았다. 레몽이 돌아오자 뫼르소는 그가 자랑스럽게 복수 담을 늘어놓는 것에 경청한다. 둘이 집으로 돌아오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살라마니 영감이 개가 도망간 것에 역정을 내고 있었다. 그들은 웃으며 제 집으로 돌아갔다. 이윽고 영감이 뫼르소 집에 문을 두드리며 개가 없어진 것에 걱정을 표했다. 뫼르소는 동물 보호소가 길 잃은 동물을 3일간 매어 두지만 그 이후엔 처분한다면서 위로가 아닌 사실적인 답변을 했다. 이후 영감이 집에 돌아가 우는 소리를 듣고 뫼르소는 엄마 생각을 떠올리지만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할 생각 해 곧장 잠에 빠진다.


레몽이 뫼르소에게 자신의 친구의 별장에 초대한다. 뫼르소가 마리와 약속이 있다고 하자 레몽은 둘 다 초대하겠다고 말한다. 그날 저녁 마리가 뫼르소에게 찾아와 결혼할 생각 없냐고 물었다. 이에 그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괜찮다.”라고 답한다. 뫼르소는 마리가 결혼을 요청했고 그에 승낙한 것일 뿐, 사랑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후 살라마니 영감을 만나 잃어버린 개에 대해 얘기하다가 영감이 뫼르소에게 엄마가 죽고 난 후 마음이 아프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나 뫼르소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감은 뫼르소가 얼마나 엄마를 사랑했는지 안다며 남들이 뫼르소가 양로원에 엄마를 보냈을 때 남들이 비난했지만 자기는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뫼르소는 그때까지 남들의 평가가 어땠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는 그저 엄마를 모실 돈이 충분치 않아서 엄마를 양로원에 보냈을 뿐이다.


돌아오는 일요일, 뫼르소는 레몽과 마리와 함께 별장으로 출발한다. 정류소 근처에 한 아랍인 무리를 발견하는데 그들은 레몽이 복수했던 연인의 오빠와 동료들이었다. 아랍인 무리는 계속해서 레몽과 뫼르소 주변을 거닐고 그들을 주목한다. 뫼르소 일행이 별장에 도착하자 별장 주인인 마송은 그들을 환대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레몽과 뫼르소는 주변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아랍인 무리와 마주치는데 레몽은 결투를 하기 위해 총을 꺼낸다. 그러나 뫼르소가 만류하며 총을 빼앗는다. 햇빛이 총구에 반사된 것을 본 아랍인들은 뒤로 물러서 사라진다. 그렇게 일이 일단락되고 둘은 별장으로 돌아온다. 뫼르소는 강한 햇볕에 괴로워하며 잠시 쉬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 바다를 산책한다. 그러던 중 아랍인과 다시 조우한다. 뫼르소는 강렬한 햇볕에 불쾌감이 올라오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총을 겨눠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4발 더 쏘았다.


뫼르소는 체포되었다. 그에겐 변호사가 붙었고 변호사는 재판에 유리한 증거를 모으기 위해 장례식 이야기를 꺼낸다. 그가 엄마 장례식에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변호사는 이후에 마음이 아프진 않았냐고 물었다. 뫼르소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마음이 아픈 것과는 별개라며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다소 바랄 수 있다는 대답으로 변호사를 놀라게 했다. 뫼르소가 재판을 대하는 태도는 이와 같은 방식이었으므로 재판은 계속해서 뫼르소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의 무뚝뚝한 태도가 엄마의 장례식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것과 맞물려 그는 비윤리적인 냉혈한이 되어버렸고 살인을 저지르고도 후회와 반성 없는 흉악법이 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예심판사로부터 형량을 감량받을 수 있는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뫼르소는 냉담한 태도를 이었다. 기독교 신자였던 예심판사는 신에게 죄를 뉘우치고 사죄를 바라지 않는 뫼르소에게 분노하며 윽박지르지만 뫼르소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그의 ‘비 정상적인’ 행동들은 그를 사형수로 만들었다. 사형수가 된 이후, 형무소 부속 사제가 그를 찾아가 기도하려고 한다. 뫼르소는 이에 분노한다. 그는 죽음 앞에 놓인 모든 존재 가운데 신이나 운명 따위는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만 특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특권을 지니는 존재다. 누구나 죽음 앞에 놓여있으며 사제도 예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확신만 있다. 그 확신은 인생에 닥쳐올 죽음뿐이다. 죽음 앞에 서 있는 뫼르소는 더 이상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나 특권에 관심이 없다. 오직 자기 자신의 욕망과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그것이 사회적 통념으로 보았을 때 부조리라 할지언정 그는 부조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간다. 그렇게 사제와 한바탕을 벌인 뒤, 방에 홀로 남아 세계가 주는 정다운 무관심에 자신을 투영하고 행복함을 느낀다. 그의 부조리에 가치와 특권을 들이대는 사회보다 외롭고 고독한 독방이 그에게 더욱 아늑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사형밖에 없는 뫼르소는 남은 자신의 삶에서 그저 구경꾼들이 많이 몰려왔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 그렇게 소설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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