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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아부지 Sep 04. 2023

에노시마에서 가족을 떠올리면

아빠 93일차



여행을 멀리 떠나오니 더욱 가족이 보고 싶다. 우리 딸과 같이 오고 싶다. 이제 아빠도 나이를 먹었는지 예전엔 친구들과 혹은 혼자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엄마랑 같이 안 오니까 심심한 맛이 있다. 가마쿠라, 에노시마라고 도쿄 교외로 다녀왔다.


추억에 새겨지는 시간이었다. 노을이 무척 아름다웠고 비현실적으로 높이 솟은 후지산이 멀찌기 보이는데 경이로웠단다. 휘황찬란한 간판도 불꽃놀이도 없는 고즈넉한 해변. 편안한 표정의 서퍼들이 부러웠다.


우리 딸과 함께 올 날이면 이곳 풍경은 달라지겠지. 우리 딸이 엄마, 아빠와 함께일 수 있는 시간을 즐겁게 생각하면 좋겠지. 보통은 사춘기까지라는데. 그때부터는 친구들과 다니니까.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오니가 자연스레 떠올라 친구들과 이렇게 재미난 시간을 보내겠지? 상상한다.


그쯤이면 아빠는 여행을 떠나 있을까. 엄마도 은퇴 전일테고 아빠는 홀로 뭘 하고 있을까. 우리 딸이 커서 나는 뭘 하면 좋을까 추천해줘. 보고 싶은 가족과는 매일 함께한다는 조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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