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63일차
친구였던 사람들이 멀어지기도 하고 원수같던 사람이 가까워지기도 하고. 우리는 이것들을 사회생활이라고 부른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기 때문에 늘 우리는 고독한 존재지. 집 밖에 나서면 긴장하고 사는 이유지.
관계라는 것은 늘 변한단다. 심지어 가족처럼 가까운 이에게도 장단점이 보이면서 애증이 생기고 미련도 아쉬움도 토로하게 되고 또는 비밀을 만들고 말이다. 관계가 영원할 수는 없지. 더는 서로를 볼 수 없는 일도 생기게 되기도 하고. 서로 달라진 인생들, 달라진 길로 공감대가 적어지고 공유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보니까 멀어지기도 하지.
언젠가 우리 딸이 엄마 아빠를 벗어나 세상과 연을 쌓아갈 때 혼자서 어떻게 해나갈지 두렵기도 기대되기도 해.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고 싫어할 질투할 사람도 있기 마련일텐데. 모두와 관계를 다양하게 쌓아가되 너무 애쓰진 말기를. 삶을 살아가다 보면 일어나는 일반적인 일들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기를. 어불성설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쥐려할 수록 더 모래알은 빠져나가고 물 한방울 떨어뜨리면 쟁취할 수도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