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선의의 거짓말(?), “5분 남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6개월 만에 다시 마주한 장비는, 보기에도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엎드리자, 턱은 편해졌는데, 대신 가슴뼈가 세게 눌렸습니다. 아프면 참지 말라고 말하는 소리를 계속 들어왔던 터라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고 얘기했지요.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되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참아보겠노라 했더니 빨리 끝내 보겠다는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통 안에 들어가면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니 아프면 참지 말고 누르라고, 오른손에 벨을 쥐여 줬습니다. CT실에서 들었던 소리를 MRI실에서도 들으니 괜히 겁이 났습니다. CT실에서와 다르게 MRI실에선 벨을 눌러보라고 연습까지 시켰거든요. 처음도 아닌데 매번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도 아닌데 매번 어떻게 했었는지 과정을 잊어버립니다.
20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20분 분량의 영상에는 참 많은 내용이 포함되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1분 1초가 참 제겐 큽니다. 그런데 이 순간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순간입니다. 20분은 3분짜리 노래를 7곡을 들으면 후딱 지나가는 시간이라고 최면을 걸었습니다. 만약 이 통 속에 들어와 있지 않다면 무얼 하고 있었을까, 평범했을 시간을 상상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보냈을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할 수 없는 순간, 약을 주입하고 검사를 이어가겠다는 안내가 들려왔습니다.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지 여러 차례 확인하고 나자, 오늘 오프닝의 제목인 그 멘트가 들려왔습니다. “검사 이어갈게요. 5분 남았습니다!”
압니다. 진짜 5분 남은 게 아니라는 걸요. 앞서 보내온 시간만큼은 아니지만 꽤 긴 시간이 흐릅니다. 진짜 5분 남았던 게 맞냐고 이 통을 벗어나면 꼭 물어보리라, 괜히 심통을 부려봅니다. 그리고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순간이 찾아옵니다. 무사히 MRI 검사를 마칩니다. 어지러워서 쉬이 일어나지 못하고 비틀거리느라, 추워 덜덜 떨었던지라 옷을 여미느라 따져 묻겠다던 생각은 잊은 지 오래입니다. 마지막 핵의학 검사를 남겨두고 답을 알지만 질문합니다. “이제 아무거나 먹어도 되지요?” 근데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그만 웃게 했습니다. “네, 다 드셔도 돼요. 술만 빼고”
주사약이 몸에 퍼지기까지 기다리면서 매번 들르는 카페에서 키위가 가득 올라간 토스트와 아보카도 커피를 마십니다. 오후 3시 반쯤이라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숨겨 놓았던 고마운 마음도 건네 봅니다. “6개월마다 검사하러 오는데 그때마다 마시는 이 아보카도 커피가 정말이지 힐링이에요!”
마지막은 항상 핵의학 검사가 장식합니다. 이미 고생할 대로 고생한 후라 전혀 힘들게 없는 검사인데 어제는 휘청거렸습니다. 저는 끼니를 거르는 걸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는데 어제는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놀란 검사실 선생님이 붙잡아 주었지요.
6개월마다 한 번씩 몸에게 미안하다 사과합니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노라 다짐합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별거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싶지만, 암이란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녀석입니다. 그러니 늘 내 마음의 소리에,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또한 삶의 일부니까요. 오늘은 오프닝이 조금 길었네요. 한 번쯤은 찐~하게 소감을 남겨놓고 싶었나 봅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