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28화

[수] "별똥별을 보려면 불빛 없는 곳에 가야 한다 해요"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요즘 시를 쓰면서 자꾸 무언가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는 다채로운데, 제가 쓴 시는 너무 단조로워 보이기도 했고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고심하던 중 이성복 시론 『무한화서』에서 이런 문구를 보았습니다.


128화 별똥별.png

이 문구를 보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냐고요? ‘나는 너무 지독하게 의도를 세우고 조준하는 시를 썼구나!’ 대학 시절에도 감추기보다는 너무 드러내놓아서 지적받았던 게 기억이 났습니다. 상징의 법칙을 써도 너무 적나라했던 것 같아요. 그 아무도 모를 수 없게요^^; 게다가 20년 넘게 방송일을 하면서 한 번에 알아듣는 쉬운 표현을 찾아다녔으니 지금의 제 상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시는 밝은 곳, 시끄러운 곳보다는 별똥별을 볼 수 있는 곳처럼 조금은 어둡고 조용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걸 거예요. 바로 앞에서 보기보단 한발 물러서서 보아야 보일 거고요. 너무 가까이 있으면 너무 그 감정에만 잠길 수 있으니, 조금 높은 곳, 조금 먼 곳으로 가면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정확히 보려고 애쓸수록 안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러니 힘을 빼고 초점을 풀 때 갑자기 길이 열리듯 술술 써진다는 의미겠지요?


가만히 또 놓고 보니 시만이 아니라 우리 삶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가끔은 너무 밝아서, 너무 또렷해서 정작 중요한 걸 놓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 오늘 하루만큼은 불빛을 조금 낮추고 시선을 느슨하게 풀어보면 어떨까요. 별똥별처럼, 오지 않아도 괜찮은 것을 기다리듯이요. 그리고 애써 증명하려 들수록 길을 잃을 때는 조금 물러서는 것도 방법이잖아요. 그러니 오늘은 잘하려 애쓰기보다 그냥, 흐릿하게 한 번 살아봐도 좋겠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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