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31화

[월] ‘대극장 파’ 혹은 ‘소극장 파’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여러분은 대극장 공연을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소극장 공연을 좋아하시나요? 저만의 막내 작가가 표현하기를 대극장 공연은 ‘보는 즐거움’과 ‘체험의 크기’가 큰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 같고, 소극장 공연은 ‘듣는 이야기’이자 ‘가까운 고백’에 가까워서 마치 연극의 독백 같대요. 어떻게… 공감되실까요?


햄릿 무대 사진.jpg


종종 프로필사진으로 사용하는, 2016년 충무아트센터로 기억되는 연극 <햄릿>의 무대 사진입니다.


저는 ‘소극장 파’입니다. 일단 인물이 많이 등장하면 불편합니다. 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게 인물이잖아요. 그런데 대극장 공연은 주인공을 제외하곤 그 인물이 왜 그러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큰 줄거리만 따라가는 구조일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공부하던 시절에도 늘 소극장 공연용 대본을 써보곤 했던 거 같아요.

이런 취향은 공연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고를 때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은 더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등장하는 인물의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하는 마음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거든요. 그래서 극 중에 이입하고 싶은 인물이 많아지면 보는 내내 버겁기도 합니다. 여러 인물을 지켜보는 저의 마음도 종종 옮겨 다닙니다. 꼭 주인공에게만 마음이 가는 건 아니니까요.


문득, 소극장이 공연의 형식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처럼 느껴졌습니다. 소극장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 무대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 삶이랑 참 닮았잖아요. 무수히 많은 사람이 지구상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매일 같이 보는 건 소극장 무대처럼 작고 좁으니까요.

오늘 눈앞에 펼쳐질 상황 하나를, 출근하는 길 미리 떠올려 볼까요? 하나의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지, 그 인물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지 감정 이입을 하면서 유추해 보는 거죠. 살면서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렇게 유추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덜 상처받고 조금 더 웃고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서 나만의 작은 무대에서 멋지게 살아보자고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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