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34화

[금]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평안한 성탄절 보내셨을까요? 저는 언제 이랬던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아주 고요하고 평온한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니 좀처럼 빠지지 않던 살도 조금 빠졌네요. 역시 마음이 몸의 모든 걸 좌우 하나 봅니다. 그래서 오늘 오프닝은 읽는 여러분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보려 합니다.


급격히 날씨에 변화가 생기면, 특히 오늘처럼 이렇게 추운 날이면 길 위의 사람들이 너무도 걱정스럽습니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걱정스럽고, 먼 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걱정스럽고, 집이 있어도 따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걱정스럽고, 그런 집마저 없는 사람들도 걱정스럽습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한 달 넘게 약국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습니다. 약국에 꼭 약을 사러 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비가 많이 오거나, 날이 너무 추우면 이따금 약국에 “잠깐만 있다가 갈게요.” 하면서 들어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약국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물건을 정리하고 나가는 어르신도 계시고요. 무거운 짐을 맡기고 볼일을 본 뒤 찾아가는 분들도 계십니다. 집에만 있는 게 적적해서 나오는 분들도 더러 계시는데, 약사님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 가시지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누구에게나 다 세상 그 무엇도 싫은 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순간을 지나왔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이유 없이 중얼거리며 기도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마주 걸어오는 임신부를 향해 기도했고, 어떤 날은 스쳐 지나가는 청년을 바라보고 기도했고, 어떤 날은 구부정하게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고 기도했습니다. 그 순간에는 내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아주 나중에 갑자기 그렇게 기도했던 순간들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아, 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했나 보다. 그래서 내가 대신 기도했나 보다.’ 하고 생각하곤 해요.



오늘은 출근길에 마주친 누군가를 기억해 뒀다가 아무때나 잠깐만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마음 하나면 오늘 하루는 조금 덜 추울 지도 모르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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