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달라진 일상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작년의 저와 올해의 저는 참 많이 다릅니다. 여전히 매일 글을 쓰니 작가는 맞는데, 더 이상 방송 일은 하지 않으니까요.
방송 일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건 ‘부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싫다는 사람 설득하는 게 일이었거든요. 절대 방송 출연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매달 안부 인사하듯 전화를 걸어, 결국 내가 졌으니 출연하겠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으니까요.
주말이나 휴일엔 주변 사람을 들들 볶기도 했습니다. “주말이라 섭외가 안 돼서 그러는데 나 이것 좀 도와줄 수 있어?” 그런 부탁을 하는 제가 몹시 싫었지만 어떻게든 방송은 나가야만 했으니까요.
그래서 아무런 부탁도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너무 낯설고 고요합니다. 마음이 축나지 않으니 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달라진 게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현재’를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모든 시간은 늘 방송 일을 기준으로 흘렀습니다. 지금이 1월이어도 제 달력은 이미 3월에 가 있었거든요. 그날그날을 그날그날답게 사는 게 참 신기합니다. 이런 걸 여유라고 부르는 걸까요? 물론 지금처럼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여유는 금세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학생으로 보내는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여유를 누려보렵니다.
우린 무엇을 위해 그렇게도 전전긍긍하며 살아왔을까요. 생명이 꺼지고 나면 모두 부질없는 일들인데 말이지요. 허망하게 떠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더 짙어집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조금은 여유를 갖고 조금은 달라진 일상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여유가 생기니 마음이 제멋대로여서 좋습니다. 방송 일을 할 땐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든 뉴스를 챙겨보는 게 필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일주일에 단 하루도 뉴스를 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보기 싫으면 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제 일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여유라는 게 이렇게 중요한 줄, 매일 같이 달리며 살던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때 알았더라도 뭐 별반 달라지지 않았을 테지만요. 그래도 알았다면, 어떻게든 여유를 부려보려 애썼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러니 바쁘면 바쁠수록, 힘들면 힘들수록 여유를 부려보면 좋겠습니다. 결국 일은 어떻게든 다 해결되기 마련이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