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45화

[화] 매일 다른 사람이 되는 방법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는 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일 때가 있었습니다. 머리가 잘 자라는 편이라 1년쯤 참고 기르면, 어깨를 넘겨 다시 짧게 자를 수 있는 상태가 되거든요.

방사선 치료를 받는 중에도 꿋꿋하게 긴 머리를 유지했었는데, 최근 만사가 다 귀찮아지면서 아주 짧은 커트 머리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았습니다. 왜 그랬냐고요? 밝아 보이고 싶었거든요. 양 볼에 가득한 주근깨 때문에 ‘말괄량이 삐삐’나 ‘빨간 머리 앤’이라고 놀림을 받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생각해 보니 두 캐릭터의 공통점이 주근깨 말고 하나 더 있더라고요. 곱슬머리요. 늘 땋은 머리를 하고 있어서인지 제 머릿속엔 그 이미지가 유독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네, 그래서 짧은 머리를 볶았습니다^^; 머리 손질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걱정스러웠지만, 그냥 다시 철없는 말괄량이가 되어보고 싶었거든요. 두둥, 그 결과 어떻게 되었냐고요? 주변 반응을 보니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진 않지만, 아무튼 밝아 보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뭐 어때요? 저만 좋으면 되지요. 근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지만, 그래도 동생이 못 알아봐서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


파마머리에는 아주 큰 장점이자 단점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오늘 오프닝의 제목입니다. 정말 ‘매일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헤어 왁스를 어디에 얼마나 바르느냐에 따라, 드라이어를 어느 부분에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매번 전혀 다른 사람이 연출된달까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분명 같은 사람이지만 매일 달라지는 나를요. 가만히 또 생각해 보면 사실 우리는 이미 매일 달라지고 있습니다. 머무는 장소와 보내는 시간,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홀로 있는 시간에 따라 우리는 늘 변하니까요.


그래도 뭔가 눈에 확 띄게, 매일 같이 달라지고 싶다면 저처럼 미장원에 가서 뽀글뽀글, 머리를 볶아보세요. 알바 장소가 약국이 아니었다면 아마 더 과감한 시도를 해봤을 거예요. 하지만 이쯤에서 멈추려고요. 방문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그분들이 저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싶진 않거든요^^;


여러분의 거울 속에는 오늘 어떤 사람이 서 있나요?

가끔은 낯선 내 모습이 우리를 다시 웃게 할지도 모릅니다.


(그림 _ Google Gemini)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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