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처음은 다 그래

160화 [화]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이용사 국가 자격증을 딴 배우가 외딴 시골 마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이제 막 시작했더라고요. 첫 회는 미용실을 열기 위한 준비 과정이 담겼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게도 찾아왔던 낯선 도전의 몇 달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습니다.


요 몇 달 동안 그런 글을 참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경력 단절의 시간을 보내던 중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지, 해왔던 일조차도 버겁다는 솔직한 마음이 담긴 글이요. 그런 글을 보면서 ‘다들 그래. 그러니 괜찮아’라는 말을 무수히 되뇌었습니다.


미용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한 배우가 혈기 왕성한 청년이라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는데,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러니 나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야.’ 위안받았습니다. 분명 내 손가락인데 좀처럼 내 맘대로 되질 않는 그 답답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긴 시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미용실 오픈 날, 첫 손님의 머리를 다듬던 중 배우는 그만 가위에 손을 베이고 맙니다. 손가락에서 나오는 피를 보고, 제 오른손의 검지를 보았습니다. PTP(알루미늄으로 개별 압박 포장)에 긁히고 쓸려 마치 빗살무늬 토기처럼 검지에 선들이 쭉쭉 그어져 있거든요. 요즘은 약 깔 때 요령이 생겨서 피가 거의 안 나지만, 처음에 피가 막 샘솟는 걸 보았을 땐 정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모두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없으니, 손을 다친 것조차 쉬쉬 조용히 처리하던 배우처럼 저도 그랬습니다. 혹시 약에 묻을까 봐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릅니다.


처음엔 다 그렇지요. 그리고 버티다 보면, 시간은 흐릅니다. 그 시간 동안 나도 모르게 조금씩 낯설었던 것들이 익숙해집니다.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나만의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고요. 새로운 도전이 참 무서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수한 일을 저지르며 살았던 이유가 끝마침을 제대로 못하더라도, 이런 자극이 삶에 필요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빗살무늬 토기처럼 굳은살이 박인 제 손가락이 이제는 훈장처럼 느껴집니다. 못 견디게 무서웠던 새로운 도전들이 결국 나를 숨 쉬게 하는 자극이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거든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도 기분 좋은 자극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은 어설프면 좀 어때요, 우리에겐 '내일'이라는 능숙해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잖아요.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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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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