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나를 살리는 다정한 착각

176화 [화]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어릴 적, 배가 아프다고 울면 그때마다 증조할머니가 배꼽을 틀어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면 벌레가 도망간다고요. 토할 것 같다고 하면 벌레가 오줌 누는 거라고도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참 재미있죠? 그러고는 살살 배를 문지르며 말씀하셨지요. “할머니 손은 약손이다~”라고요. 그렇게 얼마 동안 가만히 증조할머니의 손길을 느끼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금세 아픔이 가시곤 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아무 효능이 없는 가짜 약을 먹고도 병이 낫는 현상을 ‘플라세보 효과’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플라세보 효과를 속임수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효과가 참 위대하게 느껴집니다. ‘믿음’만으로도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할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니까요.


“이 커피 한 잔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 거야.”
“오늘 입은 이 옷이 행운을 가져다줄 거야.”


생각해 보면 우리 삶 곳곳에는 이런 ‘무해한 마법’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몸도 마음도 조금 약해진 날도 그렇고, 뭔가 도전해야 할 때도 그렇고요. 저 역시 요즘 그 마법을 조금 빌리는 중입니다. 오랜만에 학생이 되어 생소한 분야를 공부하려니 자꾸만 쪼그라들려고 하거든요.


어쩌면 우리가 매일 아침 건네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도 서로에게 거는 기분 좋은 플라세보가 아닐까요? 진짜 좋은 일이 생겨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 보니 정말 좋은 일이 생기는 그런 마법 말이죠.


며칠 연달아 쉬어서 오늘 유난히 어깨가 무겁다면, 스스로에게 아주 강력한 플라세보 처방 하나 내려보시면 어떨까요? “오늘 나는 생각보다 훨씬 잘 해낼 거야.”라고요.

그 다정한 착각이 당신의 하루를 진짜로 근사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르니까요.


플라세보 효과.png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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