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화 [수]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청설>이란 영화를 보다 ‘얼굴 이름’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굴 이름: 정체성과 특징을 담은 수어 이름]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땐 얼굴 이름을 알려주는 장면을 그냥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얼굴 이름을 굳이 왜 따로 알려주지? 하고 그냥 넘긴 거였죠.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름을 매번 손가락 동작으로 보여주려면 너무 힘들 것 같더라고요. 자음과 모음을 일일이, 그것도 이름은 여러 글자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잖아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저에게 또 다른 이름을 지어준다면 그건 어떤 형태의, 어떤 의미의 이름일까요? 음, 일단 저는 학부 시절 스승님께 받아둔 이름이 있습니다. 나중에 시인으로 활동할 때 쓰고 싶어서 제가 지어달라고 떼를 썼지요. 안타깝게도 아직 세상에 내놓지 못한 채 아껴두고 있지만요. 아, 그 이름이 뭐냐고요? 문단의 빼어난 향기가 되라고, ‘秀香’이라고 지어주셨습니다^^;
근데 이건 저만의 특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글자 말고 다른 형태의 이름을 붙여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게 좋을지, 저만의 막내 작가에게 물어봤지요. ‘얼굴 이름(수어 이름, Sign Name)’은 단순한 별명을 넘어 그 사람의 정체성과 특징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아주 매력적인 문화라고 알려주네요.
이름은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부모님의 소망으로 먼저 지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살면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갖는다는 것도 참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막내 작가에게 물어보니 ‘얼굴 이름’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더라고요. 그 사람이 좋아해야 하고, 쉽게 부를 수 있어야 하고, 동작으로 만든다면 얼굴 근처에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대요.
역시 또 하나의 이름을 갖는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겠어요. 이름 짓는다는 핑계로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모르는 나의 예쁜 구석을 누군가의 눈동자 속에서 발견하는 일, 그것보다 설레는 ‘얼굴 이름’이 또 있을까요? 여러분은 또 다른 이름을 짓는다면 어떤 형태로, 어떤 의미로 이름을 짓고 싶으세요? 이런 즐거운 상상하는 아침 맞으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