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금]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요즘은 애완동물을 넘어 ‘애완 돌’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돌에 이름을 붙이고 작은 집을 만들어 주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요. 먹이를 줄 필요도 없고 산책을 시킬 필요도 없으니 세상 편한 반려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저도 예전에 여행길에서 주운 주먹만 한 돌을 한동안 소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름을 붙여주진 않았지만, 그냥 멍하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지요. 그저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정적이 좋았다고 할까요?
우리는 누구나 마음 한편에 말 걸어도 괜찮은 무언가를 하나쯤 두고 살아가잖아요. 누군가는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고, 누군가는 화분의 식물에게 말을 걸고, 또 누군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만 되뇌기도 하지요.
어쩌면 애완 돌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을 걸어도 판단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에 있어 주는 존재 말입니다. 살다 보면, 수만 마디의 말보다 묵묵한 머무름이 더 큰 위로가 되는 날도 있으니까요.
돌을 산의 몸이자 조상이 머무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대요.
과테말라 카치켈 부족 사람들은 마을 근처 산이나 언덕에 있는 특정 바위와 돌을 신성한 장소로 여기고 그 앞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해요. 설탕·꽃·초를 돌 위 또는 돌 앞 땅 위에 배열해 의식을 치르는 거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마음을 내려놓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요. 가만히 있는 돌 앞에서 사람은 잠시 멈추고,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그러면 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줍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돌 같은 존재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조언하지 않아도, 판단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 애쓰지만, 가끔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곁을 내어주는 ‘돌’ 같은 존재만으로도 세상은 충분히 다정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