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는

196화 [화]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어젯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혼자 있을 때 어떤 날은 서글프고, 어떤 날은 평온할까요?

같은 공간, 같은 적막 속에서도 우리가 느끼는 온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외로움’과 ‘고독’ 사이 어디쯤을 서성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두 단어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밖을 향해 뚫린 창이라면, 고독은 내 안으로 깊게 이어진 계단입니다. 타인의 온기가 닿지 않아 시리고 아픈 마음이 외로움이라면, 타인의 소리를 잠시 끄고 오롯이 나 자신과 대화하는 충만한 시간은 고독이지요.


요즘 늦은 밤까지 공부하며 제가 느끼는 감정도 이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갑니다. 모르는 단어 앞에서 막막할 때는 ‘누가 좀 도와줬으면’ 하는 외로움이 밀려오다가도, 문득 한 문장을 깊이 이해하는 순간에는 이 적막함이 나를 성장시키는 귀한 고독으로 바뀝니다. 외로움은 나를 소진시키지만, 고독은 나를 깊어지게 하는 것 같아요.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인데요, 너무 명확하게 비교하고 있지요?


어쩌면 우리가 숲으로 깊이 들어가는 이유는 외로움에 잡아먹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만의 근사한 도깨비를 만날 수 있는 고독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어제 이야기했던 그 도깨비 말입니다. ^^


혹시 지금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서늘하신가요? 그렇다면 살짝 마음의 방향을 틀어보세요. 그 시간을 나를 외면하는 벌이 아니라, 나를 극진히 대접하는 고독의 시간으로 바꾸어 보는 겁니다.


오늘 하루,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잠시 나만의 고독을 챙기는, 단단하고 충만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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