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전쟁이 일상이 된 세상

197화 [수]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출근 전 아침을 먹으며 뉴스를 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식이 있지요. 네, 맞아요. 전쟁 뉴스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포화 소리에 가슴을 쓸어내린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4년이 흘렀다고 합니다. 그사이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되었고, 이제 뉴스 속 전쟁은 일기예보만큼이나 익숙한 ‘일상’의 배경음이 되어버렸습니다.


문득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 여행 오기 두렵다던 외국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정작 여기 살고 있는 우리는 무감각하게 오늘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무뎌진다는 건 어쩌면 생존을 위한 본능이겠지만, 타인의 고통이 일상이 되어버린 풍경은 서글프기 그지없습니다.


창문을 열어 방 안의 습기를 몰아내고, 책장 위 스투키에게 안부를 묻는 저의 이 평범하고도 ‘박작박작한’ 아침이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건 기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방 안의 곰팡이’나 ‘서툰 공부의 고단함’은, 포탄을 피해 지하 방공호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들에게는 눈물겹도록 부러운 평화일 테니까요.


지난번 전시장에서 마주했던 ‘초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비바람에 씻겨 언제든 흙으로 돌아갈 운명이기에 그 소박한 형상이 더없이 소중해 보였지요. 평화도 그와 닮은 것 같습니다. 당연한 공기처럼 누리고 있지만, 사실은 아주 위태롭고 가느다란 균형 위에서 유지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만큼은 이 평범한 시간을 조금 더 귀하게 살아보려 합니다. 창문을 열고, 스투키에게 물을 주고, 커피를 마시는 이 사소한 순간들이 사실은 아주 조용한 기적일지도 모르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그래서 더 소중한 하루 보내세요!



ps. 먼 곳에서 들려오는 포화 소리가 하루라도 빨리 멈추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전쟁’이라는 단어 없이도 아침 뉴스가 채워지는 날이 오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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