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목]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방송 작가 시절, 제주도 사투리 때문에 진땀을 뺀 적이 있습니다. 방송 시간은 다가오는데 도무지 해석이 안 되는 문장들 앞에서 “이게 정말 우리나라 말이 맞나?” 싶어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해석을 듣고 나서는 예상했던 뜻과 너무 달라 한동안 벙찐 채 서 있던 기억도 납니다.
그래도 저는 사투리를 참 좋아합니다. 투박한 발음 속에 숨어 있는 정감과, 그 지역 사람들만 공유하는 비밀 언어 같은 끈끈함이 좋거든요. 안면도에서 자라며 전라도 분이셨던 조부모님의 말투를 듣고 자란 덕에, 제 귀에는 늘 여러 지역의 말들이 다채롭게 섞여 흘러 들어왔습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석 같은 단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전북 무주의 어느 마을 어르신이 툭 던지신 말씀, 바로 “멋딱지다”라는 말입니다. 정성껏 끓인 팥죽 위에 잣 세 알을 정갈하게 올려 그릇에 내오자, 어르신이 그걸 보며 멋딱지게 내왔다고 감탄하셨거든요.
‘멋딱지다’는 사전에도, 사투리 검색 사이트에도 나오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뜻을 가만히 짚어보니 아마도 ‘멋’에 ‘야무딱지다’ 할 때 쓰는 ‘딱지다’가 붙은 말이 아닐까 싶어요. 단순히 예쁜 것을 넘어, 내실이 꽉 차 있고 야무지게 근사하다는 뜻 말이지요.
세상에는 이렇게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어서 더 매력적인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사전적인 설명에 갇히지 않기에, 쓰는 사람의 마음과 상황에 따라 그 결이 조금씩 달라지니까요. 사실 ‘멋딱지다’가 이토록 매력적인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 더 멋딱지게 살아보면 어떨까요. 거창한 성취가 아니어도 좋겠습니다. 정성껏 차려 먹은 한 끼, 서툰 솜씨지만 끝까지 채워 넣은 습작 노트 한 페이지처럼요.
하루를 마무리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나 꽤 멋딱지게 살았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