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47화

[화] 부모님과 함께 프로필을 정리해 보실래요?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혹시 아코디언 좋아하세요? 우리나라 영화 <인어공주> OST 중 ‘My Mother Mermaid’라는 곡이 있어요. 아마 들으면 바로 아실 거예요. 저에게 아코디언은 온갖 감정들이 다 녹아들어 있는 신비로운 악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순간에 듣더라도 제 마음을 울린다고 할까요. 괜히 눈물이 핑 돌거든요^^;


이 곡을 연주한 분이 바로 故 심성락 선생님이세요. 명사 토크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중 뵈었지요. 유독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 건 함께 프로필을 정리했기 때문일 거예요.


도산공원 인근의 한 카페였는데, 주차가 되는 곳을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적당히 햇살이 드는 오후였고, 사람이 가득해서 주변이 꽤 시끄러웠던 것 같아요. 태어난 해부터 옮겨 다닌 도시며 만났던 사람들까지,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리며 짜맞추듯 프로필을 정리했지요. 어떤 시기는 술술 풀리듯 떠올리셨고, 어떤 시기는 기억해 내기가 어려워 앞뒤 정황을 보며 짜맞췄습니다.


누군가 내 생애를 듣고 정리해 준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세요? 공감을 잘해서 같이 울고 웃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주 끈끈한 유대감 같은 게 생깁니다. 그래서 명사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그 시기가 참 행복하면서도 힘든 시간이었어요. 몰입은 쉬웠는데 빠져나오는 건 마음대로 되질 않았거든요.


선생님이 선물해 주신 CD를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시 선생님의 스케줄을 관리해 주던 분이 계셨는데 왜 이런 귀한 걸 작가한테 주냐고 농담하시듯 핀잔을 주셨지요. 솔직히 저도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생애의 순간을 함께 들여다본 동지로서 이런 선물을 건네는 선생님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음… 조금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간을 따로 내서 부모님의 생애를 한 번 정리해 보는 거예요. 이유는 말씀 안 드려도 아시지요? 그러려면 일단 약속부터 잡아야겠네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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