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우연히 날아들어 인연처럼 박힌 말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왜 그런 순간이 있잖아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 혹은 잠깐 곁에 머물렀던 낯선 사람이 내뱉은 말인데 가슴에 와서 콕 박히는 순간이요. 나에게 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누군가 물감을 흩뿌리듯 던지고 간 그 말은 때론 상처가 되기도 하고 때론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인파가 가득한 지하철 안에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작게 말해서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미쳤어?”라며 소리치듯 말했습니다. 그 순간, 무중력 상태처럼 무섭도록 고요하게 적막이 흘렀습니다. 얕게 깔리던 소음까지도 다 멈춰버렸다고 할까요? 다음 역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정적은 더 오래 지속됐을 것 같습니다.
그날은 하루 종일 그 말이 따라다녔습니다. 잘 쓰지도 않는 말인데, 그런 말을 내뱉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펼쳐졌습니다. 어쩐지 아침에 우연히 들었던 그 말이 인연처럼 콕 박혀버린 듯했습니다. 아침에 들었던 그 목소리로 “미쳤어?”가 계속 들였습니다. 더 이상 생각하기 싫어서 한글창을 열고 “미쳤어”를 반복해서 썼습니다. 그래야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과연 그 말을 내뱉었던 사람은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어폰을 꺼내 귀를 막았습니다. 또 한 번 나쁜 말이 와서 박히면 밤에 잠을 설칠 것 같았거든요.
잠들기 전 하루를 곱씹으며 다짐했습니다. 아침에는 예쁜 말만 쓰자. 사람 많은 곳에서는 통화를 하지 말자. 우연히 지나가다 들은 말 한마디가 콱 가슴에 박혀 하루 종일 따라다닐지도 모르니까. 무관한 누군가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말자.
이제 곧 출근길 행렬이 시작되겠지요? 아침은 하루를 좌우하는 중요한 순간이잖아요. 그러니 아침만큼은 예쁜 말을 입 밖으로 꺼내보면 어떨까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렇지만 가까이 머무는 사람들에게도 하루는 몹시 소중한 시간이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