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75화

[금] 테두리♬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풀 벌레 우는 가을밤과 딱 어울리는 노래 한 곡을 친구에게 추천받았습니다. 가슴 찡~해하면서 내려받아 며칠째 계속 반복해서 듣는 중입니다. '백아'라는 가수의 ‘테두리’라는 노래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요?^^;


제가 시를 필사하는 이유는 시를 쓰기 위해서입니다. 필사가 그냥 떠돌던 생각이나 감정을 시라는 형태로 정착될 수 있게 도와준달까요? 노래를 듣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일상을 살아내는 것도 결국엔 다 글로 이어집니다. 그게 제가 바라는 삶이지요.


그런데 어떤 것들은 글이 되고 어떤 것들은 글이 되지 못합니다. 아마도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제 둘레에 테두리가 쳐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 테두리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포함되었지만, 오늘은 버려지기도 하지요. 테두리 안은 만선처럼 흘러넘치기도 하지만 파이프 관처럼 텅 비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떨 때는 테두리 안을 가득 채우려 노력하고 어떨 때는 비우려고 노력합니다.


어떨 때는 테두리가 선명해서 안심되고, 어떨 때는 테두리가 흐지부지한 상태라 갑갑하지 않아 좋습니다. 테두리는 안과 밖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숨기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우리는 평생 테두리를 바꾸며 살아가겠지요.



어딘가는 벽돌처럼 도톰하게, 어딘가는 빗살무늬로, 어딘가는 투명한 선으로 또 어딘가는 땀에 흠뻑 젖은 흔적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가렵니다. 평생 완성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테두리가 있으면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것처럼 길을 잃었을 때 그 주변을 맴돌면 되니까 당황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테두리를 만들어 가고 계신가요? 나만의 테두리를 열심히 만들되 제한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테두리를 만들되 어서 빨리 완성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테두리가 어떤 모습이어도 그저 함께할 동반자처럼 곁에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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