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85화

[금] 잠수 이별의 후유증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왜 연애를 안 하고 결혼을 안 하는 거야?” 연애를 안 하고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은 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방송국 스튜디오 대기실에서 종종 출연자들을 붙잡고 저에게 배필을 소개해 주라고 부탁하던 진행자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그때마다 얼마나 난감했는지 모릅니다. 제 인생인데 제 의사는 필요 없는 걸까요?


억지로 연애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개팅했는데, 처음 만나는 그날 아주 대차게 체했지요. 얼마나 싫었으면 그랬을까,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고 종종 그때의 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탓일까요? 어쩌다 보니 제대로 된 이별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연애 기간에 상대방이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갔고 그래서 힘들다며 잠시만 연락하지 말자, 그랬다가 영영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이별이 원래 혼자 겪는 아픔이라지만, 원망할 대상조차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처는 제대로 아물기 어려운 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모르다 보니 화살이 저에게로 왔습니다. 내가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두어 번 그런 이별을 했을 때, 웃지 못할 얘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일하던 PD님이 열심히 공부 중이라면서 갑자기 사주를 봐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말은 잘 기억나질 않는데, 하나는 명확하게 기억합니다. “박작가는 남자를 잡아먹을 사주야.” 그 말을 들었던 당시는 조금 황당했고, 주변 사람들이 저 대신 분계 했고, 지금은 그게 저에게 연애하지 않는 합리적인 이유, 핑계가 되었습니다.


이별의 슬픔을 알아야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다던 스승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런 말씀을 왜 하시는지 몰랐다가 쓰라린 이별의 슬픔을 경험하고는 알게 되었지요. 드라마 속 시련 당한 주인공이 울면 진심으로 같이 울었습니다. 하마터면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 못 할 뻔했으니, 다행이겠지요? 반쪽뿐인 작가일 뻔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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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글이란 건 다 경험에서 나온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아마 저는 제대로 된 이별 얘기는 못 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만남 보다 더 중요한 게 이별이라, 이별만큼은 제대로 하세요.”입니다. 이 한마디를 위해 너무 구구절절했네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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