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플리마켓, 누군가의 얼굴을 마주 보는 시간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지난주엔 평소보다 일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녹초가 되었지만, 토요일 아침부터 집을 나섰습니다. 짐을 바리바리 싸서요.
태어나 처음으로 플리마켓에 참여해 보았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 셈이네요^^; 좋은 자리를 잡겠다며 아침부터 서둘러서 세팅도 빨리 끝나버렸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되었지요! 사람 구경이요. 오랜만에 낯선 동네에 와서 실컷 사람 구경을 했습니다. 갓난쟁이 아이부터 초등학생,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과 조부모로 보이는 사람들까지요.
소소한 중고 생필품을 나누는 자리이다 보니 안타깝게도 저는 하나도 팔지 못했습니다. 보기에만 예쁜 물건들이었으니까요. 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들을 팔겠다며 나름의 호객을 하는 아이들이 참 예뻤습니다. 장난감이 가장 불티나게 팔렸던 것 같습니다.
대학 동기 3인방이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동기의 한마디에 깔깔거리며 웃다가 문득 언덕배기에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시선이 닿았습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정확한 표정을 읽을 순 없었지만, 옷차림 등등으로 미루어볼 때 오랜 투병 중인 가족으로 보였습니다. 일반 휠체어가 아닌 조금은 특수한 형태의 의자에 누군가 저와는 반대로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고, 그 옆에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저와 마주 보는 방향으로 앉아서 플리마켓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잘 보이지 않음에도 이미 많이 지친 상태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 보호자의 눈에 저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걱정 하나 없는 40대 아줌마처럼 보였겠지요? 여자 셋이 앉아 계속 수다 떨면서 웃느라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이래서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나온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참여한 플리마켓인데 작품을 하나도 못 팔아서 속상하냐고요? 전혀요. 동기들과 아주 실컷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비록 구경뿐이었지만 감격스러운 말도 들었습니다. “어머나! 직접 쓴 거구나, 인쇄한 줄 알았네!”
혹시나 누군가의 피곤할 아침에 조금이라도 평안을 찾아줄 수 있을까, 위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지금, 이 기분도 감격스럽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