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kolkata) - 굉장한 하루
어떻게 무리 없이 잘 지나가나 싶더니만.. 출발부터 늦어버리는 바람에 목베개는 받지도 못하고... USB도 잃어버리고 하하... 인도에서 입국심사까지 잘 받고 드디어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내 옆에서 날아다니는 닭털들을 보았다.
"아니, Incredible India라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공항에 닭까지 대려온다고?"
나는 머지않아 그 닭털의 출처가 내 패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여행 내내 내 패딩은 초록색깔 청테이프와 함께했다.
하늘은 우리에게 여행 첫날부터 평범한 하루를 주시지 않았다. 밤에 이동하는 것을 최대한 지양하기 위해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비샤카파트남 공항에서는 공항 내 노숙이 안되었고 우리들은 공항 밖으로 모두 쫓겨났다.
그래, 뭐 첫날은 빡세게(?) 시작하는 거지!
결국 셋이서 공항 앞에 나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던 중 보안담당관이 와서 카메라를 뺏어가며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했다. 보안유지를 위해서 공항 내부를 찍으면 안 된다나? 그래서 우리 셋이서 열심히 셀카를 찍었다. 그 순간, 나는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공항에 대기 중이던 무장 군인들이 우리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니, 우리 모두는 알 수 있었다. 그 총은 진짜 총이며, 실탄이 꽂혀져 있는 총이라는 것을..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경고를 하며 무장 군인들은 사진을 삭제하는 것을 확인한 후 카메라를 돌려주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공포를 느꼈던 공간에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허겁지겁 짐을 챙겨 여행지에서의 첫 이동 수간으로 새벽에 릭샤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릭샤를 타며 블로그에서 보았던 사기수법이 진짜인지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 "릭샤를 탈 때 500루피짜리 지폐를 건네면, 잔돈이 없다고 거슬러주지 않는 뻔뻔한 기사들이 있으니 항상 잔돈을 챙겨 다니세요!"라는 글을 보았었는데, 릭샤를 내리며 500루피 지폐를 건네 보았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잔돈이 없다며 뻔뻔하게 나왔다. 하. 지. 만. 이 수법을 이미 알고 있던 우리는 200루피 잔돈을 지불하고 다시 500루피를 받아왔다. 이후에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당시에 지불했던 200루피도 4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한 것이었다.... 젠장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고 난 뒤에 우린 콜카타행 기차에 몸을 싣고 잠이 들었다. Sleeping칸이 정말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지저분하긴 하지만 나는 왜 이리 그곳이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마치 인도인들 사이에 내가 융화된 것 같아 기분이 좋기도 했다.
인도에 오고 나서는 마치 내가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뭐가 그리들 궁금한 것이 많은지 주위에서 눈치를 보다 이것저것 물어보기 바쁘다. 처음에는 오히려 주변에서 자꾸 쳐다봐서 그런지 더욱 경계를 하게 되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손 한번 흔들어주면 정말 반갑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티 없이 맑은 그들의 순수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콜카타 역까지 가는데 기차로 14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이들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특히 우리 나이 또래의 대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들은 한국 문화에 대하여 정말 궁금해했다. 그래서 나는 준비한 한국 사진들을 보여주고 윷놀이와 공기, 제기차기 등을 알려주었다. 타국에서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근데 이들과 하루 종일 붙어 얘기를 하면서 그들과 우리의 경제적인 격차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의 나보다 그들은 훨씬 더 즐거워 보였다. 내 생각에는 그런 경제적인 부족함이 있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현재 이 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마음이 넓은 그들에게 난 14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걸 얻어가진 않았나 생각이 든다.
#세친구의_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