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의 세계여행 - D+2

India(kolkata) - 현지화

by 테두리

오늘은 이곳에 도착한 지 두 번째 날. 현재 숙소에서 작은 방으로 옮겨 숙소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사실 전날 저녁 늦게 도착해서 덤터기를 썼다는 것은 비밀이다.. 옮긴 방은 비교적 좁긴 하지만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침대도 싱글 침대가 하나 더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400루피나 쌌다(1루피는 대략 19~20원)


방을 옮기고 난 후에 우리는 Surdder St을 구경하기 위하여 밖으로 나갔다. 여행자들의 거리라는데 여행자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가기 전에 현지인 백군의 추천 맛집에 찾아가 카레를 먹기로 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생각해보니 숟가락이 없어 곤란해하고 있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라.


드디어 말로만 듣던 맨손 시식을 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공기는 따듯했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래.. 준비되었어!"


그래도 손으로 먹던 게 더 맛이 있어서 그냥 손으로 먹기로 했다.

정신없이 새우의 껍질을 벗겨내며 우리 셋은 오른손으로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종업원이 우리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그렇다. 그것은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매던 숟가락이었다.


밥을 먹은 후에는 Sudder St으로 갔는데 시장 같은 분위기가 났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파는 것 같았는데 흥미가 가는 물건은 없었던 것 같다. 거리를 빠져나가 먹거리를 사러 가기 전 사진을 찍는데 웬 아저씨 두 명이 끼어들더니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정말 뜬금없었지만 우리를 향한 호의적인 관심이 좋았던 것 같다.


점심에 먹은 카레 가격이 하루 예산중 많은 부분을 차지했기에, 저녁은 간소하게 먹기 위해서 마트에 들어갔다.



마트에 가선 빵 6개와 빨랫비누 3개 2L짜리 음료 한 개를 사서 모두 합해 132루피가 나왔다. (한화 약 2,640원) 여기서 산 음료가 정말 정말 정말 맛있다.


장을 보고 난 후에 숙소로 바로 갈까 생각하다가 근처에 숙소가 몇 개 더 있기에 가격을 비교해보고 싶어 다른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기던 중 달짝 지긋한 향기에 이끌려 원래 목적도 잊은 체 그곳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겨갔다.


그것은 바로 짜이(인도의 대표적인 음료)였다. 친구 정 씨는 실론티 같은 맛이 날 것 같아 먹기를 거부해 현지인 백군과 나만 먹기로 했다. 끝 맛이 약같 홍차 향이 나긴 하지만, 끓인 우유맛이 더 강한 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 서서 맛을 음미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인도인이 와서 "안녕하세요"라며 말을 걸어온다. 그 순간 바로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위에서 몇 명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자리를 바로 회피했다. 얼마 가량인지는 몰라도 100m가량은 우리를 계속 따라왔던 것 같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쫓아오는데 왜 영화 "김종욱 찾기"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하루를 정리하며 휴식을 취하던 와중 어제 기차에서 만나 헤어졌던 친구들에게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왔다. 원래 오늘 만나 함께 놀자고 했지만, 오늘은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내일 만나기로 했다.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떨어져 있어 많이 아쉬웠는데 내일 다시 그들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하루하루 이렇게 설레는 일들을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면 과거 소풍 전날 설레던 모습의 어린 나와 마주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참 묘하기도 한 것 같다.


#세친구의_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