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의 세계여행 - D+3

India(kolkata) - 엇나가버린

by 테두리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방안이 소란스럽다. 첫날 콜카타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다들 이리도 난리다. 만남이 얼마나 들 기다려졌으면 알람을 9시에 맞춰두고 8시에 일어났을까? 그러나 그 설렘, 그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10시에 New market에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들은 무슨 사정이 있던 걸까 약속을 오후 1시로 미루었다.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기다렸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서까지 기별이 없어 재차 연락을 해보았다. 분명 약속은 1시까지였는데 20분이나 늦은 상황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우리들 또한 여행자이기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기차 속 마음 따듯했던 친구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되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 어디를 갈지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생각하기 전에 우리 셋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었다. 왜? 배가 고팠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가 분명해졌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세인트 폴 성당 근처에 있는 식당을 가기 위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식당으로 옮기는 도중에도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는 콜카타는 냄새가 심하고, 릭샤와 택시들의 클락션 소리가 도시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도시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우리가 머물던 곳에서 2km도 채 안 되는 곳에는 대학가의 학생들이 있고, 커다란 백화점과, 외제차들로 가득한 우리가 알고 있던 콜카타와는 180도 다른 콜카타를 보게 되었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대조적인 모습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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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리 풍경이 이렇게나 차이가 났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너무 목이 말라 마켓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음료수를 팔 것만 같아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엉뚱하게도 이곳으로 와버렸지만, 백화점 앞에서 눈이 정말 아름다운 인도 숙녀들을 만났다. 인도에 온 지 이틀밖에 안되었지만, 벌써 느낀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인도는 개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많다! 두 번째, 여성분들이 정말 아름답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알아버린 것 같다.


우리가 식당을 찾아갔을 때는 점심시간이 벌써 끝나버린 후였다. 물론 정군이 열심히 길을 찾았지만 "외국에서의 길 찾기가 어디 쉬운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는데 길 찾기 담당인 정군이 내심 많이 미안한가 보다.


"그렇지만, 덕분에 자칫 그냥 지나칠 뻔했었던 콜카타의 골목을 둘러볼 수 있잖아?"



(정말 지금 생각해도 멋진 멘트였다.)




기타 선율에 홀리듯 들어갔던 세이트 폴 성당

다른 식당을 가는 길에 세인트 폴 성당이 있어 구경을 했다. 우리는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다가 기타 선율 소리에 홀리듯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오늘 들었던 그 인도 노래의 감성은 인도 어딜 가서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쏘다니다 우리의 목적인 식당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백군이 정말 배가 고프다고 찡찡댔었다.) 식당으로 가던 중 정말 누가 봐도 한눈에 반할만한 미모를 가진 여성이 도로 한가운데 보여 백군에게 물어보았다. "야, 저기 무슨 영화 촬영하나 봐" 하고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손짓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hello"라고 하는 게 보였다.


바로 여장남자였다.


우린 모두 어쩔 줄 몰랐다. 그들이 우리를 따라왔기에 우리는 무작정 식당으로 도망쳤다. 이 당시에는 그 친구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우리에게 접근했는지 모르겠으나,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기에는 아직 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드디어 식당에 도착해서는 카레를 시켜먹었다. 세 가지 종류의 카레가 나왔는데. 콩, 시금치(?) 그리고 우리나라 카레와 비슷한 맛의 카레가 나왔다. 맛이 나쁘진 않았지만 세 명이서 먹기에는 부족한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게 아직 완벽하게 부르지 않았던 배를 부여잡고 숙소를 향하는 도중, 거리에서 파는 치느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위생적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오늘 한번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맛은 그럭저럭 있는 것 같지만 좀 짜긴 했던 것 같다. 내일 제발 기저귀를 사러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KakaoTalk_20200331_174011106_04.jpg 인도에서 치느님을 영접했다.


오늘 하루 어긋난 일들이 많았지만, 어긋나 버려 더 가득 찰 수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세친구의_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