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네 한의원
표정만 봐서는 응급실에 가야지 않을까 싶은 환자는 제대로 서질 못하고 부축을 받으며 진료실에 들어왔다.
운동이 좀 되는 것 같아서 무게를 더해서 들었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허리를 못 펴고 있다고 한다.
과한 운동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건만, 의외로 무조건 쎄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장 급한 불은 꺼야하니, 바짝 긴장하고 있는 근육을 달래고 풀어주는 치료를 했다.
다음날은 복대는 했지만 혼자 왔고, 다음날은 복대를 끄르고 혼자서 왔다.
만두 : "좀 어떠세요?"
환자 : (딴데를 보며, 세상 낙이 없는 괴로운 표정으로)"전혀 차도가 없네요."
만두 : (한숨을 쉬며 마음속으로만) '웃으면 좀 더 빨리 나을텐데...'
과묵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대체로 남자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들을 보면 '남자는 태어나서 세번 운다'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데 인색한걸까?
혹자는 유교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지만, 논어 어디를 봐도 그런 공자와 제자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식민지시대와 군사정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그림자가 아닌가 싶다. 자신을 감추어야 생존이 가능했던 시대의 유산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
감정은 바람과 같다. 과하면 폭풍이 되어 나를 헤치지만,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답답하고 곰팡이가 슨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이 기氣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본다. 감정의 흐름이 순조로워야 기의 소통이 막힘없이 이루어져서, 기분氣分도 좋고 몸도 건강하다.
동양에서는 감정의 상태를 7가지(喜기쁠:희, 怒성낼:노, 憂근심할:우, 思생각할:사, 悲슬플:비, 驚놀랄:경, 恐두려워할 :공)로 나누고 '칠정七情'이라 표현한다. 건강 뿐만 아니라 일생의 성공과 실패 혹은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칠정'을 잘 다루는데 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듯, 팔랑팔랑 나비가 날듯,
칠정을 춤추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