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네 한의원
할머니는 온 몸이 돌아가면서 아프시다. 혼자 지내다 보니 식사도 부실하고, 이런 저런 질환으로 처방받은 약도 많다. 오실 때 마다 때 거르지 말고 귀찮아도 챙겨드시라 하지만, 혼자 먹는 밥이 무슨 맛이 있어서 꼬박꼬박 챙기냐고 하신다. 약 먹으려고 억지로 드신다고.
침치료를 하면서도 마음이 쓰여, 가시기 전에 에너지를 더하는 약을 데워 드렸다. 고맙다며 차를 마시듯 천천히 드시다가 말씀하신다.
"실은 요즘 통 밥맛도 없고 기운도 없어서 여기저기 아파서 한약을 먹고 싶어요. 그럴려면 자식들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데, 늙은이가 얼마나 오래 살려고 보약을 먹냐고 할까봐, 눈치 보여 말을 못하겠어요."
삼키듯 말씀을 하시는 할머니의 꽃무늬 티셔츠는 참 슬프게도 곱기만 했다.
-만두 생각 -
한약(특히 보약)을 복용하면 오래 산다던가 죽을 때 고생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만두는 건강하게 살아야 인생이 행복하고, 길게 끌지 않고 깔끔하게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수명에 대해서는 만두는 상당히 운명론적 시각을 갖고 있다. 태어날 때 정해진 수명은 거의 정해진다고 본다. 이것을 잘 관리하면 천수를 누리다 가는 것이고, 함부로 대하면 유전자와 생활인자가 더해져 병이 나거나 혹은 운이 없어서 사고로 요절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약이 늘릴 수 있는 수명이라고 한다면 건강수명이 아닐 까 싶다.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명동안 건강하게 고생 덜하고 하고 싶은 일 하다가 죽는 것이다. 또한 중한 병에 걸린 환자라면 조금 더 연명을 하거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