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삶-외로움과 연결

[이야기를 들려줘요] 1

by 연꽃 바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새 소설 [이야기를 들려줘요]

원제 [Tell Me Everything]


밥 버지스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가 독립된 이야기처럼 나오지만 나중에는 하나로 '연결'되어 간다. 날줄고 씨줄로 짜여지는 옷감처럼 이야기가 짜여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그 옷감이 내 몸을 덮는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이 순간을 위해서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필요했구나!


"작가라는 루시 바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가 밥 버지스에서 이 말을 했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옷감짜기(?)는 시작된다. 올리브는 작가인 루시 바턴을 통해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기록'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첫 만남에서 이 책을 관통하는 '요점'이 등장한다.


"이런 개같은. 이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이란.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거죠." -41쪽


아무도 모른다. 다른 이의 삶은 아무도 모르고, 심지어 내 삶에 대해서도 모른채 살아간다.


루시에게는 대체로 잘 가려져 있지만 외로움이 존재했고, 그것은 지금 깨닫기로 마거릿 자신에게 존재하는 외로움이었다. 마거릿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다고 깊이 갈망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삶을 타인을 돌보는 데 헌신한 것이었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루시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 그게 그녀가 루시를 좋아하는 한 가지 이유였다. -81쪽


이야기 속에서 올리브와 글로리아 비치가 연결되기도 하고, 루시와 마거릿이 연결되기도 한다. 밥은 루시와 깊은 연대를 하지만 마지막에 그들은 하나의 연결이 다른 장으로 넘어가게 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절대 연결될 수 없으리라 여겨졌던 밥과 래리가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외롭다.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순간에도 외로움은 언제나 있다.


"루시, 당신은 외롭고 여린 사람이로군요."

"누가 외롭지 않아요, 올리브? 한 사람이라도 예를 들어봐요." -207쪽


"이 이야기는 외로움과 사랑의 이야기에요. 그리고 우리가 운이 좋다면 이 세상에서 만드는 작은 연결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리고 나는 당신에 대해서도 그렇게 느껴요. 연결. 사랑. 그래서 고마워요." -208쪽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인물들의 이야기로 짜 준 옷감을 덮으며 따스함을 느낀다. 사람이 어떻게 연결되고 이해받고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감정을 가지게 한다. 우리 모두가 얼마나 외로운지, 이해받고 연결되고 싶어하는지, 결국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요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연결이 얼마나 끈끈한지, 하지만 또 얼마나 허약한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해받았다고 느끼지만 완전한 이해는 없다. 연결되었다고 느끼지만 완전한 연결은 없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명대사처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랑할 수는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사랑하고 이해를 위해 노력한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내 요점은,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아주 복잡하다는 거예요. 밥, 우리는 모두 아주 복잡하고, 우리가 한 순간이라도-어쩌면 평생- 같이한다는 건 우리가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연결되어 있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죠. 왜냐하면 누구도 다른 사람의 마음속 깊은 틈으로는 들어가지 못해요. 심지어 그 사람 자신도 자기 마음의 깊은 틈으로는 들어가지 못해요. 하지만 우리는-우리 모두는- 그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요. 그리고 난 그걸 존중해요, 밥. 정말로 존중해요.

하지만 우리 누구도 단단한 땅에 서 있지 않아요. 우리는 그저 우리가 그렇다고 스스로 말할 뿐이에요. 그리고 그래야 하고요. 나는 그걸 알 것 같고, 앞서 말했듯 존중해요." -306~307쪽


"루시 바턴, 당신이 내게 해준 이야기도-내가 말할 수 있는 한- 요점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요, 그래요. 미묘한 점은 있었겠죠. 이 이야기의 요점이 뭔지는 나도 모르겠네요!"

"사람들!" 루시가 뒤로 기대며 조용히 말했다. "사람들, 그리고 저마다 살아가는 삶. 그게 요점이에요."

"바로 그거예요." 올리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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