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편안하기를.
동자석과 문인석은 무덤을 지키고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는 석상이다. 머리에 관모를 쓰고 있는 문인석이 있고 민머리의 어린 아이 모습을 한 동자석이 있다.
동자석은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숟가락, 부채, 술잔, 술병, 꽃, 새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받들고 있다. 이는 죽은 사람이 평소 좋아했던 것이나 남은 이들이 죽은 이가 지니길 바라는 물건이라고 한다.
아래 사진 속 동자석은 무덤과 어울리지 않는, 어찌 보면 무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정감 있는 미소를 짓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큰 눈과 오뚝한 코가 서구적 느낌을 주기도 하고 동그란 얼굴은 순박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가슴에 소중히 숟가락을 쥐고 있다.
오른쪽 석상과 왼쪽 석상의 손 모양은 서로 거울상으로 되어 있어서 본래 한 곳에 한 쌍으로 두었던 것 같다. "밥 주세요!"라고 말하는 두 아이의 모습 같기도 하다.
이 동자석을 세운 이는 어떤 마음을 담아 이것을 죽은 이의 곁에 두었을까?
저승에서도 밥은 굶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거기서도 눈 크게 뜨고 당당히 미소 짓기를 바라는 마음.
홀로 있지 않고 곁에 이 두 아이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어줄 이기 있기를 바라는 마음.
저승에서 바라는 일은 이승에서 큰 욕심을 다 거두어 내고 거두어 내고 끝까지 남은 바람과 다르지 않구나.
좋은 집에 살고, 돈을 많이 벌고, 명예와 지위를 주는 직업을 가졌으면 싶지만, 그런 욕심은 끝이 없지만 목숨이 오가는 상황을 겪고 나면 그저 "살았으면" "웃었으면" "입 속으로 음식이 들어갔으면" "외롭지 않았으면" 같은 바람만 남는 것 같다.
누군가 죽었다는 소식을 매일 듣는다. 가사 한 줄, 짧은 부고 문자로 알게 되는 죽은 이들은 누군가에게는 애달픈 한 사람일 텐데.
매일 죽음이 있고 누군가의 마음에는 무덤이 생긴다. 모든 무덤마다 동자석이 세워지진 않지만 누군가는 눈물로 그가 좋아했던 것들과 그가 지녔으면 하는 것을 떠올리며 가슴에 동자석을 세우고 염원하고 바랄 것이다.
부디 편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