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만큼 고통스러운 것

엄마, 마음껏 아파요

by 그나보

병원 생활의 무기력함, 엄마를 잠으로부터 쫓아내는 통증에 버금가는 고통이 있다면 그건 바로 미안함이다.


"너희들 시간을 이렇게 뺏어서 어떡하니.."


엄마는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이리 말한다.
병원에 오느라 하지 못한 일, 집에 혼자 남겨두고 온 아이 생각이 쏙 들어가며 오히려 엄마에게 미안해졌다.


평소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엄마였기에, 각자 일과 가정에 쏟아붓던 자식들의 시간이 온통 당신을 향해 있는 것은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일일 거다.


마음 놓고 아프지도 못하는 엄마 모습에 내가 다 서럽다.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평소 못 했던 자식 노릇 이제야 하는 것 같구만. 절대 신경 쓰지 말고 엄마만 생각해요."


하지만 그 마음도 알 것 같다..


눈치 보느라 맘껏 아프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리고 혹시나 내가 아플 때 불거질 문제들을 생각하면 누운 자리마저 바늘방석일 테지.


엄마, 부디 마음껏 아파요. 아프다 소리 질러도 투정 부려도 괜찮아.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내가 더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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